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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 호숫가의 하얀 캐빈을 지키며

이정아 | 캐나다       눈을 반쯤 지그시 감고 멀리 수평선을 바라본다. 그 맞닿는 곳에 푸른 빛의 하늘이 곱다. 작은 물결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모든 것을 포기했다는 듯, 아니면 모든 것을 받아들인 듯 뒤에서 밀어 주는 무엇의 힘으로 작은 물결 타기를 하고 있다.     푹 파인 등받이 의자에 몸을 담고 멀리 더 멀리 바라보고 또 바라본다. 참 내 구주 되신 주님과 함께한 세월도 25년이 넘었다. 눈은 촉촉해 오건만 입가엔 작은 미소가 감돈다.     내가 지금 앉아 있는 이곳에서는 신랑이 사모관대 쓰고 용감하게 나오는 것같이 솟아오르는 아침 해와, 내일이라는 여운을 남기고 살포시 앉아버리는 신부 같은 저녁 해를 동시에 볼 수 있다. 오늘따라 햇살이 계절을 거슬러 나들이 나온 듯 따스하다. 거기 걸맞지 않는 무뚝뚝한 고목에 달려 있는 가지들이 만사 나몰라라 하고 자고 있는지, 달게 겨울 잠 자고 있는 벌레 씨와 벌레 양에게 혹 방해가 될까봐 숨죽이고 있는지, 다시는 새순을 내보내지 않을 듯, 다시는 예쁜 꽃망울을 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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