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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 낯선 문화와 환경 속에서 보낸 3개월

김용환 | 서울       넓디 넓은 리조트에서     LA의 한 리조트에 처음 발을 디딘 것은 지난 4월 26일이다. 멕시코 성경탐구모임을 갓 마치고 검게 탄 얼굴로 늦은 밤에 리조트에 도착했다. 이곳에 대한 별다른 정보도 갖지 못한 채였다. 숨을 쉴 때마다 허연 입김이 새어 나오는, 굉장히 춥고 눅눅한 날씨였다. 긴 비행으로 지친 몸을 이끌고 배정된 방으로 들어가 쓰러져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몇몇 사람들과 조심스럽게 이곳의 넓은 땅을 둘러보았다. 밖은 아직 서늘하고 땅은 촉촉이 젖어 있었다. 눈앞에는 넓은 라벤더 밭이 펼쳐져 있었고, 주변 길가에는 굵은 나무들이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서있었다. 굉장히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한국과는 판이하게 다른 자연을 느낄 수 있었다.     2, 3일이 지난 후부터 본격적으로 일이 시작되었다. 처음 그곳에 도착한 청년들에게 맡겨진 일은 잡초를 뽑는 것이었다. 넓디 넓은 라벤더 밭에 무성하게 자라 있는 잡초들이 그 대상이었다. 소똥을 치우는 일이 있다고 해서 장화까지 사 들고 왔는데, 장화는 필요가 없었다. 우리는 땡볕에서 종일 잡초를 뽑았다. 관리하시는 분의 말씀으로는 땅의 질이 매우 좋고 어떤 약도 뿌리지 않기 때문에 개간한 이후 몇 년간은 잡초가 굉장히 무성하게 자란다고 한다. 이곳에서 지낸 몇 개월 동안 가장 많이 했던 작업 중에 하나가 바로 잡초 뽑기였다. 그렇게 열심히 뽑아도 2, 3주만 지나면 다시 무성한 잡초로 뒤덮이는 땅을 보면서 마음속의 욕심들을 하나하나 지워도 얼마 안 있으면 그 욕심들이 다시 자라나 그 욕심들을 없애기 위해 또다시 노력해야 하는 내 모습과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모두가 식사 당번이 되어     우리는 매일 해가 뉘엿뉘엿 질 때쯤이면 작업을 마무리하고, 저녁 식사를 했다. 식사는 우리가 일주일에 한두 번씩 당번이 되어 준비했다. 제대로 된 요리를 만들어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게다가 그곳에 계시는 외국인들을 위해서 김치와 고추장, 된장 일색인 한국 요리는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었다. 철저하게 유기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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