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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 알마티의 노래

문명래
문명래       그렇게 싸움은 시작되고     어느 일요일 아침이었다.     “안서방, 차 마시고 천천히 쉬고 있어. 나 교회에 일찍 가봐야 돼. 주일학교 학생들이 기다리고 있거든.”     “고모님, 그렇게 열성적이셔도 하나님과는 전혀 관계없는 일이니 그렇게 아십시오.”     남편의 근무지인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살고 있을 때 LA에 살고 있는 조카사위가 사업상 수차례 알마티를 방문했는데 어느 일요일 아침식사를 끝내고 나눈 대화였다. 그야말로 이역만리에서 서로 그리워하던 고모와 각별한 조카사위 사이에도 평화 대신 검을 주러 오신 예수님 때문에 그렇게 둘 사이의 싸움은 시작된 것이었다.     그전에도 참으로 오랜 기간 동안 디트로이트의 동생 내외가 나에게 복음을 전하려고 무진 애를 썼지만 나의 대답은 ‘그래, 얼마 되지 않는 너희 교회 사람들을 위해 하나님이 이 큰 우주를 만드셨다고?’ 하면서 말씀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동생의 권유로 서울여상에서 열린 집회에 참가하기도 했지만 말씀을 듣는 것은 하루만으로 끝났다. 철저히 수십 년 간을 종교의 굴레 속에서 내 의를 쌓아 가느라고 남다른 수고도 많이 했지만 마음 한 켠에는 다 차지 않는 회의의 그림자가 항시 도사리고 있었던 건 사실이었고, 정말이지 내 생명을 담보로 내놓을 수 있는 믿음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컸었다.     내 속에 확실한 증거가 없던 때의 허기짐은 그런 식으로 계속 되었다. 그날도 조카사위와 만나 식사는 즐겁게 하고 2부 순서인 하나님 이야기로 들어가면서 전례대로 마음이 상해져 혼자 길을 걸었다.     그런데 문득 ‘어, 정말 노아의 방주에서 생명을 건진 사람은 여덟 명에 불과했잖아.’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실은 동생도 조카사위도 자신들이 다니는 곳만 구원이 있다고는 생각하지도 않았고, 말한적도 없었으며 구원은 어느곳에서나 이루어질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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