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l 축소

<2006.09> 아이들과 함께한 일주일

- 어린이 성경 교육 스케치       순종함을 배운 일주일 - 권성희 | 초등학교 1, 2학년 교사     너무 화가 났다. 나는 이렇게 화가 나는데 어쩜 저렇게 다들 해맑게 웃을 수 있지? 올해 성경탐구모임은 지금까지의 성경탐구모임과는 그 시작이 너무 달랐다.     2004년 8월 17일, 이사야 43장 24, 25절 말씀에서 구원받은 후, 거짓말 같지만 그래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내 인생, 내 삶은 하나님이 정해 놓으신 톱니바퀴 같은 계획 아래 굴러가고 있다. 그 사실을 피부로 직접 느끼고 있으며, 매 순간 나를 위한 하나님의 다양한 계획들을 깨달아가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내 안에서 쏟아지는 불평들과 간사함이 그런 계획들을 바로 알아차리지 못하게 살짝 가려 버린다는 것이다. 항상 한참이 지난 후에야 ‘그랬구나.’하고 그분의 깊은 뜻을 알게 된다.     구원받은 후 2년이 흘렀다. 구원받았다고 스스로를 세뇌하며 살던 10년간의 세월을 무색하게 할 만큼 하나님은 나에게 넘치는 사랑을 쏟고 계신다. 내가 주님의 품으로 푹 안기기를 기다리셨나보다. 마치 내 부모님처럼. 철없는 기도를 들어주시려고 나를 호되게 훈련시키시고 준비하도록 길을 터 주시는가 하면, ‘힘들어요.’, ‘모르겠는데요.’, ‘저 못하겠어요. 알아서 해주세요.’, ‘아휴, 이 상황은 뭔가요?’ 등의 짜증 섞인 마음들을 보여 드릴 때에도 날 내치지 않으셨다. 오히려 그런 고된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힘을 주셨으니,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나는 따라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왜 나는 이렇게 힘들어도 코피 한번 나지 않고, 쓰러지지도 않는 거야? 코피 정도는 충분히 날 만큼 힘들었는데.’     이번 성경탐구모임은 또 다시 내 안의 모난 부분을 깎아 주었다. 아직도 깎여야 할 부분들이 수없이 많이 남아있지만, 그 일부가 이번에 또 깎여 나갔다.       올해 성경탐구모임 기간은 나를 비롯한 모든 교사들과 성경탐구모임 준비를 위해 힘써 주신 많은 분들이 쓰러진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육체적으로는 고된 일주일이었다.     ‘정말 너무한다. 화가 나고, 지금이라도 당장 말씀을 들으러 가버리고 싶다.’ 나는 미소를 지을 수가 없었다. ‘저 형제들은 무슨 생각으로 저렇게 웃을 수 있지?’ 내 마음에 또다시 불평이 쏟아졌다.     성경탐구모임의 시작은 이러했다. 내가 일주일 동안 지내게 될 1, 2학년의 교실이 없어진 것이다. 예년의 교실은 새콤달콤한 얄미운 오이장아찌들이 비켜주지를 않아서 바로 맞은 편인 예년 중고등학생들의 숙소로 장소를 옮겼는데, 길어진 장마로 성인남자숙소를 완공하지 못했으니 그곳을 써야 한다며 예전 해외식당 자리를 교실로 사용하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 것이다. 해외식당 자리는 바로 옆에 호수가 있어서 (철조망으로 안전시설이 되어 있지만) 초등학교 1, 2학년 아이들이 사용하기에는 굉장히 위험해 보였다. 아무것도 깔려 있지 않은 바닥에는 떨어진 나뭇잎들이 힘없이 날리고 있었고, 의자는 또 왜 그렇게 많이 쌓여 있는지.... 그것도 당장 저녁 일곱시에 첫 수업을 시작해야 하는데 그날 오후 두시쯤에야 교실이 결정된 것이다. 게다가 교사들이 알아서 작업할 재료를 구해 바닥을 깔고 교실을 만들어 쓰라고 하셨다. 마구 흔들리는 내 마음은 이미 대강당의 시원한 자리로 가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도 이상한 것은 몸이 마음을 따라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분주하게 교실 만들 준비를 하시는 형제들을 보며 난 맥없이 앉아만 있었다.     ‘전 모르겠어요. 전 이렇게 화가 나는데 저 형제들은 그냥 순순히 따르고 있네요. 왜 조금이라도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해야 할 힘없는 어린아이들을 이런 환경에 내모는 것인지. 어른들은 아이들 생각을 안 해 주시나요?’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하며 나를 억누르며 앉아 있는데 한 형제가 말한다.     “우리가 힘이 있나요. 하라는 대로 해야지요, 뭐.”     순종이다. 육신적인 생각들에 이끌리기보다 벌어진 상황에 따라가는 것. 누구를 위하든 이 교실을 만들어야 아이들이 성경 공부를 하고, 성인들도 잠 잘 숙소가 생기는 것이다. 내 마음이 또 다시 하나님께 매달렸다.     ‘저에게 순종하는 마음을 주세요. 믿고 따
정회원으로 가입하시면 전체기사와 사진(동영상)을 보실수 있습니다.

이전화면맨위로

확대 l 축소



* 온라인 쇼핑몰

글소리 PDF 웹북 펼쳐보기


* PC 버전 홈페이지 전환



Copyright (c) 2025 (주)많은물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