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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 주님 앞에 구해야 할 기쁨

김정수 | 필리핀       용감하게 첫발을 디딘 필리핀에서     작년 9월 필리핀에 온 이후 저는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올 때는 용감하게 왔는데, 막상 와서 살다 보니 육신적으로 견디기 힘든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구원받았다는 필리핀 형제자매들에게도 많은 실망을 했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상하게 생각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런 형제자매들을 보면서, ‘도대체 저 사람들은 왜 저러지? 구원받은 사람이 맞나?’ 하고 속으로 판단하곤 했습니다. 그렇게 형제자매들을 판단하기 시작하니 제 안에 있던 힘이 자꾸 빠지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필리핀에서 학원 기숙사를 운영하는데, 일을 거들어 주는 형제자매들과 자주 불협화음이 생기곤 했습니다. 그런 일들에 실망을 느끼게 되고, 때론 학생들과의 사이에서도 속상한 일들이 많아서 참 힘들었습니다. 성격이 서로 달라 작은 부분에까지 부딪치게 되니 ‘아, 내가 이러려고 여기까지 왔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편에게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부엌에서 식사를 준비하다가 한 찬송가가 떠올랐습니다.     걱정과 고생이 어디는 없으리돌아갈 내 고향 하늘나라  (찬송가 290장)       ‘맞아, 내가 지금 한국으로 돌아가면 과연 아무 근심 없이 살 수 있을까? 아니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 한국으로 돌아가겠다는 마음을 접고 필리핀에서 지내기로 했습니다. 그러다가 또 힘겨워질 때는,       언제나 주는 날 사랑하사 언제나 새 생명 주시나니영광의 기약이 이르도록 언제나 주만 바라봅니다  (찬송가 465장)       언제나 주님만 바라본다는 찬송가 가사가 생각나서 ‘아, 그래. 사람한테는 실망할 수밖에 없구나.’ 하고 주님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필리핀 형제자매나 한국 형제자매나 다 같은 사람이니 필리핀 사람이라고 해서 별다를 것은 없을 것이고, 어디에서나 사람에게는 실망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필리핀의 문화와 관습은 우리나라와 다릅니다. 그래서 필리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한 우리가, 육신적으로 생활 관습이 전혀 다른 그들에 대해 이해해야 할 부분이 참 많습니다. 그것이 당연한 것인데도 저는 필리핀 형제자매들이 우리와 똑같아야 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한국 사람과 다른 부분에 대해서 문제를 많이 삼았습니다.     예를 들면 저희 기숙사에서 일을 도와주는 자매가 있습니다. 필리핀에서는 열여덟 살이 되면 성년식을 하는데, 이 자매가 열여덟 살이 되어 성년식을 해야 한다며 집에 일찍 보내 달라고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성년식이라고 해도 별다른 것이 없는데, 필리핀에서는 성년식에 파티를 한답니다. 필리핀 사람들은 참 어렵게 삽니다. 그리고 이 자매는 열여덟 살이지만 또래 한국 아이들보다 훨씬 생각이 깊은 자매입니다. 그런데 기숙사에서 일을 도우며 받은 월급으로 드레스를 사 입고, 케이크를 준비해서 먹고, 손님을 초대해서 식사를 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자매에게 “그러면 한 달 월급을 다 써버리겠네. 그게 뭐 하는 짓이냐?” 라고 했습니다. 그래도 일찍 보내 주었는데, 며칠 후 성년식 때 찍은 사진을 저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드레스를 입고, 뾰족구두를 신고, 많은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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