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리핀을 다녀와서
김홍식 | 미국
나는 그동안 필리핀에 다녀오라는 권유를 여러 번 받았다. 내심 한번 가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필리핀에 가면 전도 상담을 해야 할 것이 뻔했기에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 영어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내가 미국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에 영어를 잘할 것이라 기대할 테지만, 나는 창피당할 것 같아 더욱 부담스러웠다. 영어로 된 전도 책자들을 읽으며 눈을 감고 혼자 연습도 해 보았지만 “무엇을 말할까 염려치 말라” (마 10:19) 는 말씀에 대한 믿음이 전혀 없음만 확인했을 뿐,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러던 중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그렇게 절실하게 필요하다는데 아무리 미숙하다 해도 미국에서 사는 사람들이 그나마 더 낫지 않겠나, 그런데도 내가 망설인다면 누가 과연 전도를 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가서 보기라도 하자는 생각에 필리핀에 가게 되었다.
그렇게 도착한 필리핀. 지옥행 면하기를 갈망하며 무더운 방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조용히 상담을 기다리고 있는 수십 명의 눈망울들을 대하는 순간, 영어에 대한 걱정을 할 겨를 따위는 없었다. 측은한 그들의 모습을 대하자 나도 모르게 자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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