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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 뜻밖의 여행, 그리고 조용히 움튼 마음속 다짐들

탁성은 | 서울     상하이행 비행기가 이륙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때까지도 중국에 간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았다. 귀가 먹먹해지자 현실감이 더 없어지는 듯했다. 출국 이틀 전에야, 권 사모님이 중국을 방문하신다며 같이 가보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래서 그 주에 계획했던 일들을 한 주 미루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부탁하느라, 이틀 내내 전화기를 붙들고 지내야 했다. 해외에 나간 것이라고는 5년 전쯤에 중국 무순을 방문했던 것이 전부라 출국 절차를 밟으면서도 많이 당황했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비행기에 올라탄 후에도, ‘기회가 된다면, 필리핀에 무척 가고 싶었는데. 여전히 많이 부족하지만, 영어로 성경을 이야기할 수 있게 나름대로 준비해 온 것으로 개인 상담도 돕고 싶었는데, 평소 별로 내키지 않았던 중국이란 곳에 어른들 틈에 섞여 따라 나서게 되었네....’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 있었는데 다시 귓속이 트이자, 옆에 같이 앉은 두 어머니들의 대화에서 “여행을 하다 보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잖아요? 이 자체로도 참 좋고 또 그들에게서 새로운 이야기들을 전해 듣는다는 것이 제게 많은 도움이 돼요.” 라고 하시는 말이 들렸다.     ‘그렇다면 난 어떤 사람들을 새로 알게 될까? 그분들을 통해 어떤 이야기들을 듣게 될까? 이번 중국 방문이 내게 어떤 의미 있는 일로 기억될까?’     두 시간도 채 되지 않아 상하이 푸동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입국 절차를 밟고 나오니 여러 형제자매들이 마중을 나와 계셨다. 처음 뵙는 분들 속에서 낯익은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무순에 갔을 때 알게 된 이후 가깝게 생각되던 정 형제님도 와 계셨던 것이다.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을 보는 것도 참 좋구나.’     이날 밤, 어른들은 중국에 있는 몇몇 일터들의 운영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셨다. 그동안 갖가지 어려운 일들이 많았다고 한다. 큰 명절 때면 근로자들이 고향에 간 후에 상당수가 돌아오지 않기도 하고, 공산당 간부들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겪어야 했던 어려운 일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시간 속에 위로가 되고 힘 솟게 하는 일들도 찾아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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