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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 이 복음만 전하며 살게 해 주십시오

윤대성 | 수지     율법 아래 살던 시절     제 아버지는 작은 농촌 교회의 장로이셨기에, 저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 등에 업혀 교회에 다녔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성경을 읽으면 성경에서 모든 것이 나온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는데, 저는 정말 그럴까 하며 지나가는 이야기로 들었지만 마음으로는 늘 그 말씀을 새기고 있었습니다. 또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입거나 싫어하는 일들은 하지 않으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것이 하늘나라에 가는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어떤 날은 소에게 꼴을 먹이면서 들판에 앉아 성경을 읽었습니다. 성경에 대한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 당시만 해도 귀했던 노트나 연필을 교회에서 상으로 받는 재미로 읽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성경을 읽으면서 하나님께서 살아 계신다는 것과 하나님은 순종하는 사람을 분명히 인도하시고 보호하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적지만 헌금도 꼬박꼬박 했고, 성경 구절도 많이 외우고 주일학교에도 개근을 했습니다. 그렇게 초등학교 6학년까지 다섯 번 정도 성경을 통독했고 다윗이나 사도 바울과 같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또 하나님께 순종하면 하나님 앞에 복을 받는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살고 싶다는 기도도 했습니다.     학창 시절에 공부도 잘했고 친구들과 마음껏 놀면서도 지킬 것은 철저하게 지켰습니다. 주일날은 성가대와 교사회, 예배 등 교회에서 하는 모든 일에 빠지지 않고 참여했습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저를 보고 “참 착실하고 훌륭하다. 장래 장로감이다.” 라고 칭찬했습니다.     그런데 점점 커가면서 성경이 사실이라고는 하지만 현실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에덴 동산에 생명나무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가 있었고, 구약 시대에는 사람이 9백 년 정도를 살았다는 이야기들에 대해 ‘어디 외계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닐까? 9백 년을 살았다는 것이 사실일까?’ 이런 생각이 드는 한편, 성경의 어떤 부분은 현실적이고 역사적인 것 같아서 많이 혼란스러웠습니다.     저희 집은 농사 일이 많아서 방과 후면 가방을 내려놓기가 무섭게 거름을 지고, 풀을 베며 일을 해야 했습니다. 제가 중학생 때는 한참 놀고 싶은 나이였기 때문에 일하는 것이 싫어서 가능하면 집에 늦게 들어가려고 했습니다. 그때 저는 교회 생활만 열심히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다 보니 더 나쁜 곳으로 빠질 기회도 많았습니다. 차비로 받은 돈으로 만화책을 보면서 집에 걸어오곤 했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히 성적이 떨어졌습니다. 그럴 때면 성경 말씀대로 살지 못하는 것 같아 마음의 갈등이 심했습니다. 친구들과 마음껏 놀다 저녁 늦게 돌아와서는 ‘하나님, 제가 사도 바울처럼 살려는 마음이 있었는데 지금은 완전히 세상에 빠져 살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쳐서라도 그 길을 갈 수 있다면 그렇게 해 주십시오.’ 하는 기도를 하다 잠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는 늘 성경에서 재물과 부(富)가 나온다고 말씀하셨는데, 실제로는 오히려 점점 멀어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는 자격증 같은 것이 필요한데 국가자격증 시험은 거의 주일날 치러졌습니다. 그때 저는 철저한 율법주의자로 주일도 철저히 지켰습니다. 그러니 국가자격증 시험은 볼 수가 없었고, 자연히 출세 길과는 멀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느 날 저는 곰곰이 제 자신의 앞날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하늘나라에 가는 것은 죽은 후의 문제이니 뒤로 미루어 두고, 현세에서 경제적인 기반을 닦아 놓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기독교인이 가난하게 사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의 생활을 유지하면서 하나님을 전하는 것이 하나님께 덕이 되지 않겠느냐는 데 생각이 미쳤던 것입니다. 이후로 저는 신앙생활에 소홀하게 되었습니다. 주일에 교회는 꼬박꼬박 출석했지만, 마음으로는 ‘하나님, 조금만 기다리십시오. 제가 세상에서 기반을 닦아 놓은 후에 열심히 믿겠습니다.’ 하고 나름대로 양해를 구한 것입니다.       병마와 두려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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