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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 새로운 내일을 준비하겠습니다

임병숙 | 서울    엄마,     하루가 저물고 있습니다.     창 너머로 파릇파릇하던 신록이 이제 제법 울창한 녹음을 이루고 있네요. 오랜 공백을 깨고 형제자매들과 함께하는 일터로 다시 발걸음을 옮긴 후 한 달여가 지났습니다. 여러가지 변화로 경황이 없는 중에도 계절의 아름다움은 순간 순간, 이제는 결코 젊지 않은 육체에 와 닿는 소성의 향기로 스쳐가곤 합니다.     스스로 소망을 잃고 힘없이 살아온 시절이 지나가고 이제 형제자매들과 더불어 하루하루를 함께 하는 시간들은 마치 삼동을 지낸 봄처럼 새롭고 따사롭습니다.     아주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서늘한 저녁 시간에, 이곳 사무실 식구들과 둘러앉아 도시락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그릇을 닦고 하노라면 십여 년 전 여학사의 저녁 풍경이 떠오른답니다.     모임 안에서 책임을 맡은 일로, 또 여학사라는 가정 안에서 해야 할 일로 늘 바쁜 날들을 보내셨던 엄마. 학사생들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닌 당신의 삶에 대해서, 또 육신을 포기하지 않고서는 해나갈 수 없는 신앙생활에 관한 당신의 이야기를 종종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 엄마의 생활은 집에 계신 저희 어머니와는 확연히 구별되었습니다. 저희 어머니의 생활은 교제 가운데 참석하고 있는 분이라 해도 당신 나름의 생각대로 보내는 시간이 훨씬 많은, 어찌 보면 구원받지 못한 이방인의 생활과 그다지 다를 바 없는 일상이었으니까요.     혹 마음속에 원함이 있다 해도, 구원받은 사람으로서 하루하루를 주님의 뜻에 합당하게 생활하기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니 알지 못하는 사이에 제 자신도 놀랄만큼 미련한 시간들을 보냈더군요. 그러면서도 그렇다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오히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살고 있다고 생각했으니, 후회스러움이 큽니다.       집안에서 머물기를 몇 년. 최근에 심한 두통을 앓았습니다. 일주일 이상 통증이 계속되는데 아무리 애를 써도 가라앉지를 않아서 많이 놀랐습니다. 작년과 확연히 다르게 몸이 무겁게 느껴지고 운동을 하고 조절을 해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상황이어서, ‘죽을 병에 걸렸는가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일주일이 지나면서 두통이 가라앉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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