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l 축소

<2024.07> 그 죄를 가리우심을 받은 자는 복이 있고

그 죄를 
가리우심을 받은 자는 
복이 있고
박은자 | 안성
저는 64년 전에 전라남도 장성군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제가 자란 동네에는 교회가 없었는데, 같은 동네에 천주교회에 다니는 친척 두 집이 살았습니다. 저희 집은 불교인지 유교인지 몰라도 제사를 지내고, 친척들과 함께 시제도 지내면서 살았습니다.
제가 국민학생 때는 동네 친구의 권유로 옆 동네에 있는 작은 교회에 다녔습니다. 교회는 집 옆에 조그맣게 지어져 있었는데 교회 아저씨 부부는 순해 보였고, 딸은 저와 동창이었습니다. 여자 전도사님도 있었습니다. 다들 착하고 좋은 사람들이었지만, 순하고 가난하게 보이는 그들처럼 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교회에서는 하루 일과를 어떻게 보내는지 체크하도록 ‘신생활’이라는 수첩을 주었는데, 여러 항목이 있고 동그라미, 세모, 가위 표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제 친구는 공부도 잘했고 여러 모로 수첩에 좋게 표시할 것이 많았습니다. 저는 착하게 살려고 했지만 동그라미를 표시할 것이 별로 없었고, 거짓으로 동그라미를 표시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여전도사님이 제 친구를 더 예뻐하는 모습을 보며 하나님은 공평한 분이실 텐데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불공평하게 대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해서 그 길로 교회에 가지 않았습니다. 후에 둘째 언니를 따라 천주교회에도 가
정회원으로 가입하시면 전체기사와 사진(동영상)을 보실수 있습니다.

확대 l 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