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나름대로 이런저런 책들과 여러 잡다한 글들을 많이 읽었기 때문에 제가 그렇게 무지하지는 않다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도 풀숲에 있으면 무지해집니다. 평소 나보다 아는 것이 많지 않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이것은 어떤 풀이고, 이것은 어떤 약초고, 이것은 어떤 산나물이다 하는 이야기를 할 때면 저는 그 앞에서 숙연해집니다. 저는 그런 것에 대해서는 캄캄하기 때문입니다. 어려서 농촌에서 살았지만 풀은 밟고나 다녔을 뿐, 풀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겨우 아는 것은 나를 하도 찌르기에 찔레인가 보다 생각했던 찔레와, 우리집 마당 근처에 있던 찔레 사촌 장미 정도였습니다.
풀숲에 들어가면 눈을 뻔히 뜨고도 발이든 손이든 다 긁혔고, 어떨 때는 얼굴이 긁혀 피가 쪼로록 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풀숲에 대해 무지했습니다. 노래 속에서는 화려합니다. ‘어떠한 가시밭길에도 행복은 있으리라’ 하는 노래를 어릴 때 들었는데, 풀을 좋아하면서도 다친 적이 많았기에 새파란 여름은 저에게 부담을 주었습니다.
인생의 막막한 앞길을 한번 생각해 봅시다. 무언가 많이 모르는 채 풀밭에 서 있던 저처럼, 인류가 쳐다보는 하늘에 대해 아는 것이 얼마나 있었습니까? 전혀 모르고 있지 않았습니까?
3백여 년 전에 기록된 어떤 글에 언젠가 인류가 달에 가서 정착할 것이라는 재미있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과거 유럽 사람들이 배를 타고 서쪽으로 가다가 어느 섬에 도달했을 때, 그곳 원주민들은 유럽 사람들을 보고 크게 놀랐습니다. 바다만 보고 살고 통나무배만 타고 다니던 사람들이 거대한 범선을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그렇게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사는 땅에 유럽 사람들이 발을 디뎠듯이 언젠가 인류가 달에도 정착할 것이라는 글이었습니다. 그 글이 지금까지 남아 있습니다. 앞날을 조금 미리 내다본 사람의 글입니다.
또 150여 년 전에는 쥘 베른이라는 작가가 사람이 대포알 안에 타서 달에 갈 것이라고 말하면서 삽화까지 그려 글을 발표했는데, 이제 정말 그런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인류가 그런 것을 찾다 보니 사람들은 너무나 겁을 내게 되었습니다. 지구를 탈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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