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실을 알게 된 스페인 종교 재판소는 레이나를 쫓기 시작했습니다. 레이나는 다른 동료들과 함께 스위스 제네바로 피신했는데, 제네바에서 칼뱅주의의 율법 강압적 교리에 반대하다가 칼뱅주의자들에게도 쫓기게 되었습니다. 그는 영국의 런던으로 도피한 뒤, 스페인 종교 재판소를 피해 망명해 온 사람들이 세운 작은 교회에서 목회 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누구든지 스페인어로 번역된 성경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성경을 스페인어로 번역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스페인의 왕이었던 필립 2세는 레이나를 본국으로 송환해 재판에 회부하려고 했습니다. 영국에 있는 칼뱅주의자들도 제네바에서 있었던 일로 레이나를 고발하려 했습니다. 이렇게 양쪽에서 쫓기던 레이나는 네덜란드를 거쳐 독일의 프랑크푸르트로 피신했고, 도피 생활을 하면서도 성경 번역 작업을 이어 갔습니다. 그리고 1569년에 스위스 바젤에서 스페인어로 번역된 성경 전체를 발행하게 되었습니다.
그가 번역한 성경은 처음에 독일 사람이 운영하는 인쇄소에서 2,600권이 인쇄되었습니다. 인쇄소의 로고에는 곰이 나무에 달려 있는 벌집의 꿀을 먹으려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는데, 레이나의 성경 표지에 이 로고가 그대로 실렸습니다. 그래서 이 성경을 ‘곰 성경’이라고도 부릅니다. 인쇄된 성경책은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유럽의 개신교인들에게 빠르게 퍼져 나갔습니다.
레이나는 구약성경을 번역할 때 히브리어로 기록된 마소라 사본을 사용했고, 신약성경은 에라스무스의 헬라어 신약성경을 사용해 번역했습니다. 그 밖에도 앞서 출간된 다른 스페인어 번역본들을 인용했다고 성경 서문에 밝혔습니다.
레이나는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모든 사람들이 자기가 번역한 성경을 읽기를 바랐고, 스페인 정부와 가톨릭교회에서도 자신의 성경이 인정받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당시에 권위를 인정받던 불가타 라틴어 성경과 똑같은 순서로 성경 목록을 만들었고, 외경도 같은 순서로 번역하여 성경에 포함시켰습니다.
그러나 가톨릭교회와 스페인 정부는 레이나의 성경을 인정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금서 목록에 올리고 레이나를 체포하려고 했습니다. 그에게는 스페인 왕이 내건 현상금이 붙었고, 레이나는 이단의 교주로 규정되었으며, 그의 얼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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