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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 성경의 역사 Ⅲ - 성경 번역의 역사 1

성경의 역사 Ⅲ
성경 번역의 역사 1
 - 스페인어와 영어 성경 번역사
  
스페인어 성경 번역의 역사
로마서 15장에는 로마 교회를 거쳐 서바나로 가겠다는 사도 바울의 계획이 발표되어 있습니다. 23, 28절 참조 이 서바나가 바로 지금의 스페인입니다. 
초대 교회 시절 이후 스페인 지역에는 4세기경에 프리스길리안이라는 사람을 중심으로 복음이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당시는 로마 제국 시대였기 때문에 라틴어가 공용어로 사용되었습니다. 
성경이 스페인어로 번역되기 시작한 것은 13세기 즈음입니다. 그때 스페인에는 많은 유대인들이 살고 있었는데, 유대인들의 필요에 의해 성경의 일부가 스페인어로 번역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1280년에 톨레도에 있는 번역사 학교에서 당시 스페인의 왕이었던 알폰소 10세의 후원으로 성경 전체가 스페인어로 번역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성경을 알폰소 성경 또는 알폰시나 성경이라고 부릅니다. 알폰소 성경은 히에로니무스가 라틴어로 번역한 불가타 성경을 스페인어로 번역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1478년에 스페인에 종교 재판소가 설립되면서 성경을 스페인어로 번역하는 것과 스페인어로 번역된 성경을 소지하는 것이 금지되었습니다. 스페인어 성경도 금서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금지령은 약 3백 년간 지속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다른 나라로 피신해서 성경을 스페인어로 번역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때 번역된 성경 중에 가장 유명한 것이 지금까지도 스페인어권 개신교회에서 널리 사용되는 ‘레이나와 발레라 성경’입니다. 이 성경은 카시오도로 데 레이나가 번역하고, 시프리아노 데 발레라가 개정하여 레이나와 발레라 성경이라고 불립니다.
카시오도로 데 레이나는 1557년에 스페인 세비야 근처 수도원의 수도사였습니다. 그는 1517년에 있었던 마르틴 루터의 종교 개혁 운동의 영향을 받아 세비야 수도원에서 종교 개혁 운동을 펼쳤습니다. 같은 수도원에 있던 열두 명의 수도사들이 이 종교 개혁 운동에 동참했고, 이를 계기로 종교 개혁 운동이 세비야 지역 전체에 번지게 되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스페인 종교 재판소는 레이나를 쫓기 시작했습니다. 레이나는 다른 동료들과 함께 스위스 제네바로 피신했는데, 제네바에서 칼뱅주의의 율법 강압적 교리에 반대하다가 칼뱅주의자들에게도 쫓기게 되었습니다. 그는 영국의 런던으로 도피한 뒤, 스페인 종교 재판소를 피해 망명해 온 사람들이 세운 작은 교회에서 목회 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누구든지 스페인어로 번역된 성경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성경을 스페인어로 번역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스페인의 왕이었던 필립 2세는 레이나를 본국으로 송환해 재판에 회부하려고 했습니다. 영국에 있는 칼뱅주의자들도 제네바에서 있었던 일로 레이나를 고발하려 했습니다. 이렇게 양쪽에서 쫓기던 레이나는 네덜란드를 거쳐 독일의 프랑크푸르트로 피신했고, 도피 생활을 하면서도 성경 번역 작업을 이어 갔습니다. 그리고 1569년에 스위스 바젤에서 스페인어로 번역된 성경 전체를 발행하게 되었습니다.
그가 번역한 성경은 처음에 독일 사람이 운영하는 인쇄소에서 2,600권이 인쇄되었습니다. 인쇄소의 로고에는 곰이 나무에 달려 있는 벌집의 꿀을 먹으려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는데, 레이나의 성경 표지에 이 로고가 그대로 실렸습니다. 그래서 이 성경을 ‘곰 성경’이라고도 부릅니다. 인쇄된 성경책은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유럽의 개신교인들에게 빠르게 퍼져 나갔습니다.
레이나는 구약성경을 번역할 때 히브리어로 기록된 마소라 사본을 사용했고, 신약성경은 에라스무스의 헬라어 신약성경을 사용해 번역했습니다. 그 밖에도 앞서 출간된 다른 스페인어 번역본들을 인용했다고 성경 서문에 밝혔습니다. 
레이나는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모든 사람들이 자기가 번역한 성경을 읽기를 바랐고, 스페인 정부와 가톨릭교회에서도 자신의 성경이 인정받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당시에 권위를 인정받던 불가타 라틴어 성경과 똑같은 순서로 성경 목록을 만들었고, 외경도 같은 순서로 번역하여 성경에 포함시켰습니다.
그러나 가톨릭교회와 스페인 정부는 레이나의 성경을 인정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금서 목록에 올리고 레이나를 체포하려고 했습니다. 그에게는 스페인 왕이 내건 현상금이 붙었고, 레이나는 이단의 교주로 규정되었으며, 그의 얼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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