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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 Gold

Gold
유이원 
그곳 베르사유궁의 벽에는 흐르는 물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사람들은 사진을 보면서, 물의 사진이 어떻게 그렇게도 찬란하게 녹아 흐르는 금처럼 보일 수 있는지 놀라워하며 감탄했다. 그 작품은 전시되고 있던 사진 중 가장 큰 것으로, 벽 하나를 독차지하고 있었다. 
나중에 어떤 이들은 이 사진이 조작된 것이라고 하며, 아무 가치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내게는 이 사진들이 지금보다 더 순수했던 나의 어린 시절로 돌려놓아 주는 것이었다. 이 모든 작품은 자연과 그 안에 사는 동물들을 포착한 사진이었다. ‘이 순간을 카메라로 포착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드문 순간들이 담긴 사진들이었다. 한 창문을 통해 포착된 330만 장의 사진은 각각 자기만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전원적이면서도 재미있는, 숨 막히면서도 가슴 아픈, 활력 넘치면서도 고요한, 황홀하면서도 믿기 힘들 정도로 아름다운 장면들이 작가의 렌즈에 담겼다. 이것은 나와 내 가족의 이야기이다. 
그는 발명가, 사업가, 자선가, 환경 운동가, 무술가, 화가, 조각가, 시인이자 사진작가였다. 자연계 그대로의 활기찬 순수함이 그의 작품에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다. 나의 할아버지는 내가 아는 나에게 가장 영감을 주는 예술가이셨다. 할아버지의 자녀들도 대부분 예술에 몸을 담았고, 나의 아버지 역시 그러했다. 아버지는, 스위스에서 공부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하시던 어머니를 만나 결혼하셨다. 할아버지는 내게 음악과 예술 두 분야 모두에서 실력을 키우라는 의미로 ‘이원’이라는 이름을 주셨다. ‘이원’이란 이름은 두 분야에서 최고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내 이름은 이분들의 예술에 대한 열망의 산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초등학교 시절 내 친구들은 자기 부모님께 장난감을 사 달라고 조르고는 했는데, 그들은 보통 ‘레고’가 가득 담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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