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의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침범했을 때, 생체 내부에서 방어하는 현상을 면역이라고 합니다. 면역에는 태어나면서부터 지니는 선천 면역과 병을 앓거나 예방 접종을 통해 얻는 후천 면역이 있습니다. 적의 공격 방법을 알면 적을 더 쉽게 방어할 수 있는 것처럼, 우리 몸은 이전에 침범했던 병원체의 정보를 기억하여 다음에 같은 병원체에 감염되었을 때 더 빠르고 강한 면역 반응을 일으킵니다. 이때 우리 몸이 기억하는 병원체의 정보를 항원이라고 합니다.
백신은 이러한 인체의 기억 작용을 이용해서 질병을 예방하는 방법입니다. 우리는 특정한 질병이나 병원체에 대해 후천적인 면역성을 갖기 위해 백신을 맞습니다. 감염병을 일으키는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인공적으로 처리한 백신을 접종하면 우리 몸의 면역계는 이를 항원으로 인식합니다. 백신은 병을 직접 일으키는 병원체의 항원 결정기와 같은 구조를 가지지만 병원체 자체가 아니기 때문에 가벼운 면역 반응만 일으킬 뿐, 질병을 일으키지는 않습니다.
백신의 역사
인류가 처음으로 접종한 백신은 1798년의 천연두 백신입니다. 천연두는 고대 인도와 이집트의 문헌에도 등장하는 오래된 질병이었습니다. 천연두를 치료하는 방법을 제안한 사람은 에드워드 제너(Edward Jenner, 1749-1823)라는 영국의 의사입니다. 제너는 소를 키우는 사람들 중 젖소의 유방에 궤양이 생기는 질환인 우두에 걸렸던 사람이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 것에 주목했습니다. 그래서 사람에게 암소의 우두 바이러스를 접종하여 이 방법이 천연두 예방에 효과가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사람과 동물 사이에 상호 감염을 일으키는 우두가 천연두와 같은 항원 결정기를 가지면서도 인간에게는 병원성이 미약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우두 바이러스를 접종하기 이전에는 피부에 상처를 내고 그 상처에 천연두 환자의 고름이나 딱지 등을 문지르거나 코로 흡입함으로써 약하게 천연두를 앓게 하는 방법인 인두법을 사용해 천연두에 대한 후천적인 면역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기본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인두법으로 목숨을 잃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우두법은 인두법보다 훨씬 안전해 천연두 예방에 큰 기여를 했고, 19세기와 20세기에 걸쳐 백신 접종이 이루어지면서 천연두 감염자가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1980년에 세계보건총회는 천연두 바이러스가 지구상에서 사라졌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백신이라는 말을 제일 처음 사용한 사람은 미
정회원으로 가입하시면 전체기사와 사진(동영상)을 보실수 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