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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 천국과 하나님 나라

복음서를 읽으면서 93회
마태복음 23:13-15
2003. 3. 15. 강연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너희는 천국 문을 사람들 앞에서 닫고 너희도 들어가지 않고 들어가려 하는 자도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도다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너희는 교인 하나를 얻기 위하여 바다와 육지를 두루 다니다가 생기면 너희보다 배나 더 지옥 자식이 되게 하는도다  마태복음 23:13-15
천국 문과 양의 문
 저는 마태복음을 읽을 때마다 구약성경 내용을 그대로 이어서 기록해 놓은 것 같다는 생각이 종종 듭니다. 마태복음에는 유대인을 향해 설명한 내용들이 많기 때문에 유대인 아닌 이방인들에게 전한 내용과는 차이가 나는 것들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마태복음을 읽으면서 마가복음이나 누가복음, 요한복음과 비슷한 내용들이 나오면 같은 내용이라고 쉽게 생각합니다. 물론 예수께서 직접 하신 말씀이기 때문에 같은 내용도 있습니다만, 그런 내용들을 읽을 때마다 하나님께서 내게 하신 말씀이라고 생각하고 차이를 확인하며 읽으면 덕이 될 것입니다.
 지금 읽은 이 내용은 마가복음이나 누가복음이나 요한복음에는 설명되어 있지 않습니다. 신약성경 다른 어디에도 설명되지 않은 “천국 문”에 대해 하신 말씀인데, 천국 문이 어떻게 되었기에 이런 말씀을 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가복음에나 누가복음, 요한복음에는 “하나님 나라”라는 말이 자주 나옵니다. 사도행전에도 “하나님 나라”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마태복음은 천국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른 복음서에 비슷한 내용들이 있기는 합니다만, 천국에 대한 말씀인지 하나님 나라에 대한 말씀인지 명확하게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마태복음에는 천국에 대한 말씀과 하나님 나라에 대한 말씀이 분명하게 구별되어 있습니다.
 이 말씀에 나타난 “천국 문”은 매우 의미심장한 말입니다. 예수께서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 요 3:3,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 요 3:5 하신 하나님 나라에 대한 말씀과 베드로에게 “내가 천국 열쇠를 네게 주리니” 마 16:19 하신 천국에 대한 말씀 등을 종합해 보면, 하나님 나라와 천국은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긴 세월 동안 기독교 역사가 흐르면서 천국과 하나님 나라를 구별하지 않은 채 이 내용이 전해져 왔습니다.
 마태복음을 보면 처음부터 천국에 대한 내용이 나옵니다. 세례 요한이 와서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 마 3:2 고 전파했고, 예수께서도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요” 마 5:3 라고 하셨습니다. 거듭나야 간다는 하나님 나라와, 심령이 가난한 사람의 것이라는 천국에는 차이가 있지 않습니까? 이렇게 보면 천국은 들어가는 과정부터가 거듭나는 것과 분명하게 구별되어 있습니다.
 어느 날 니고데모라는 사람이 예수께 찾아와 “당신의 행하시는 일은 하나님이 함께하시지 아니하시면 아무라도 할 수 없다.”라고 예수를 높이는, 듣기 좋은 이야기를 했을 때, 예수께서는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요 3:1-5 참조 
 그런데 이 말씀에는 ‘문’에 대한 내용은 없습니다. 문은 바로 그 말씀을 하시는 예수였습니다. 예수께서는 “나는 양의 문이라”고도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예수께서 다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하노니 나는 양의 문이라 나보다 먼저 온 자는 다 절도요 강도니 양들이 듣지 아니하였느니라 내가 문이니 누구든지 나로 말미암아 들어가면 구원을 얻고 또는 들어가며 나오며 꼴을 얻으리라  요한복음 10:7-9
 이 ‘양의 문’을 여는 사람이 누구인가 했을 때, 예수께서 베드로에게 천국 열쇠를 주셨으니 베드로라고 한다면 맞지 않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인정했지만 마 16:16 참조 예수를 천국 문이라고 지적할 수 없었고, 그 문을 열 수도 없었습니다.
 베드로는 “천국 열쇠를 네게 주리니” 하는 말씀을 들었음에도 예수께서 자신의 죽음을 설명하며 몇 날이 못 되어 십자가에 못 박힌다는 이야기를 하셨을 때 “이 일이 결코 주에게 미치지 아니하리이다”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그때 베드로는 예수께 “사단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너는 나를 넘어지게 하는 자로다” 하고 책망을 들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비교를 해 보겠습니다. 마태복음 16장 19절부터 보겠습니다.
내가 천국 열쇠를 네게 주리니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하시고 이에 제자들을 경계하사 자기가 그리스도인 것을 아무에게도 이르지 말라 하시니라 이때로부터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기가 예루살렘에 올라가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고 제삼 일에 살아나야 할 것을 제자들에게 비로소 가르치시니 베드로가 예수를 붙들고 간하여 가로되 주여 그리 마옵소서 이 일이 결코 주에게 미치지 아니하리이다 예수께서 돌이키시며 베드로에게 이르시되 사단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너는 나를 넘어지게 하는 자로다 네가 하나님의 일을 생각지 아니하고 도리어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도다 하시고  19-23절
 이 말씀을 보면 천국 열쇠를 받아 천국 열쇠의 주인이 된 것처럼 여겨지는 베드로도 예수의 죽음을 방해하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십자가에 못 박힐 준비가 되어 갈 때 베드로에게 “사단이 밀 까부르듯 하려고 너희를 청구하였으나 그러나 내가 너를 위하여 네 믿음이 떨어지지 않기를 기도하였노니 너는 돌이킨 후에 네 형제를 굳게 하라” 눅 22:31-32 고 말씀하셨습니다. 베드로는 “다 주를 버릴지라도 나는 언제든지 버리지 않겠나이다”라고 했지만, 예수께서 “오늘 밤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고 하셨던 대로 결국 예수를 부인했습니다. 심지어 자기 목숨이 위태로워질까 봐 사람들 앞에서 예수를 저주하기까지 했습니다. 마 26:33-34, 69-75 참조 
 이런 일을 도덕적인 문제로 취급한다든지 세상 방법으로 생각한다면 베드로는 도저히 천국에 갈 수 없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인 줄 알면서도 주를 배신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거듭난 덕분에 희망이 생겼습니다. 베드로가 예수를 하늘나라의 문이라고 지목했다는 내용은 성경에 없습니다. 천국 열쇠를 받았다는 이야기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 내용에 나오는 천국 문과 요한복음에서 예수께서 말씀하신 양의 문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분명히 선이 그어져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긴 역사 속에 하나님이 계획하신 나라, 천국에 대한 소망을 갖고 있었고, 그리스도께서 오셔서 왕으로서 자기들을 통치하고 이끌어 주실 것을 믿었습니다.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그리스도가 오실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세례 요한에게 가서 네가 누구냐며 그리스도인지를 물었고 요 1:19-22 참조, 예수께 가서도 “당신이 언제까지나 우리 마음을 의혹케 하려나이까 그리스도여든 밝히 말하시오” 요 10:24 하고 물었습니다. 그들은 의문을 가지고 예수에게, 또 세례 요한에게 자꾸 옮겨 다니면서 물었습니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너희 지도자는 하나이니 곧 그리스도니라” 마 23:10 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께서 계시던 당시에는 주변 민족들도 그리스도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었습니다. 대단한 인물로 추앙받는 사람을 그리스도로 생각한 예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수가 그리스도라고 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유대교에서 축출당했습니다. 그것은 오늘날 우리가 이 교회에 다니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저 교회로 가는 식의 가벼운 이동이 아닙니다. 유대교에 이름이 얹혀 있는 이들에게 유대교에서 축출된다는 것은 죽기보다 견디기 힘든 일이었습니다. 
 당시 유대인들은 유대교 교인이라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습니다. 그렇기에 예수를 그리스도라고 인정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지금까지 2천 년이라는 세월이 흘러오는 동안 기독교인들이 ‘예수 그리스도’라는 말을 많이 써서 지금 시대 사람들은 으레 예수는 그리스도이고 그리스도는 예수라고 알고 있지만, 예수께서 직접 말씀을 전하시던 이 시대에는 누구든지 예수를 그리스도라 하면 두 번 다시 유대교인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축출당했습니다. 그것은 그들에게 천국에서 제외되는 것과 같았습니다.
예수께서 떠나신 이후에 제자들은 성전에 있든지 집에 있든지 날마다 예수는 그리스도라 가르치기와 전도하기를 힘썼습니다. 행 5:42 참조
 그 전까지 사람들은 예수든 세례 요한이든 누가 그리스도인지 확답만 얻으면 된다는 희망을 품고 있었지만, 그리스도가 누구인지는 풀리지 않는 커다란 숙제였습니다.
 어느 날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모아 놓고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 하느냐.” 하고 물으셨습니다. 사람들이 예수를 대단한 인물로 인정하고 있다고 제자들이 대답하자 예수께서는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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