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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 모든 형제자매들을 지켜 주시는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 필리핀 비사야 지역 소식
배중기 | 필리핀
첫 번째 편지
 4월 초에 탕알란의 클라렌스 형제가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인해 그 지역 경제 상황이 매우 어려워졌다는 소식을 전해 왔습니다. 갑작스럽게 엄격한 통제가 시행되어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많아져서, 수입이 없어 먹거리조차 마련하기 어려운 형제자매들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서둘러 탕알란 형제들을 중심으로 비상 지원 물품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우선 그동안 모임 터전에서 재배하던 채소들을 가능한 한 모두 수확했습니다. 또 쌀을 대량으로 구입할 수 있는 장소를 물색했는데 정해진 짧은 시간에 줄을 서서 구입해야 해서 형제들이 오토바이 여러 대를 타고 기동력 있게 움직여 이틀 동안 약 160kg의 쌀을 구했습니다. 그 후 모임 장소에서 자매들과 함께 쌀 5-10kg과 채소들, 그리고 자매들이 손수 만든 마스크를 분배해서 30여 가구 분량의 지원 물품을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그다음 날부터 형제자매들이 서로 만나기가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지역 간 이동을 엄격히 통제하여 대부분의 주민들이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각 지역마다 제한된 수량의 격리 통과 허가증이 배정되어 가정의 대표자만이, 그것도 생필품 구입을 위해서만 집 밖으로 나갈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통제 속에서 도움이 필요한 형제자매들의 가정에 물품을 전달하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한 형제가 이웃 지역의 입구까지 물품을 가져가면 그 지역 형제가 물품을 받아 그 지역 형제자매들에게 릴레이 형식으로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멀리 떨어져 있는 일곱 가정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집에 지원 물품을 나누어 줄 수 있었습니다. 일곱 가정에도 물품을 전달할 방법을 계속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방아 지역에서는 그동안 논을 빌려 형제자매들이 함께 농사를 지어 왔는데, 수확하고 남은 쌀과 새로 구입한 쌀들을 형제자매들과 나누며 어려운 시기를 이겨 나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농장에서 채소를 재배하고 돼지, 닭 등을 길러 온 것이 이렇게 예기치 못한 어려움이 닥친 시기에 얼마나 유용하게 쓰이는지를 알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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