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도 전 민족이 괄시하는 세리 마태와 색깔만 다를 뿐 인간으로서 바닥까지 처박히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베드로는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기 전에 “다른 사람은 다 예수를 버릴지라도 나는 버리지 않겠습니다.” (마 26:33 참조) 라고 말할 정도로 절대적인 각오와 자부심이 있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에게 “사탄이 밀 까부르듯 하려고 너희를 청구하였으나 너는 돌이킨 후에 네 형제를 굳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눅 22:31-32 참조) 예수님이 잡혀가신 후 베드로는 모닥불 앞에서, 대단한 장군이나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도 아니고 하잘 것 없는 여인이 ‘당신은 예수를 따라다니던 사람이 아니냐?’고 하자, 자기가 3년이나 모셨던 선생님을 저주하고 부인하며 “내가 그 사람을 도무지 알지 못하노라”고 맹세까지 했습니다.
베드로가 자기 살 길을 찾기 위해 예수를 모른다고 세 번 부인하자,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고 예수께서 미리 말씀하신 대로 닭이 울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쪽에 계신 예수와 시선이 마주쳤습니다. 그 미묘한 순간에 베드로는 심히 통곡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 26:69-75, 막 14:66-72, 눅 22:54-62 참조) 그의 감정이 얼마나 뒤흔들렸겠습니까? 사람들 앞에서 ‘자기는 죽어도 예수를 버리지 않겠다.’고 했던 사람이 거기서 거꾸러질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런 자신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자부심이 있었고 확실한 주장이 있는 사람이었는데 인간으로서 완전히 바닥에 처박힌 사람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심히 통곡했던 그날, 베드로는 자기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나 그때도 힘은 나지 않았습니다. 부활하신 예수께서 그렇게 배신한 자신 앞에 나타나셔서 40일 동안 보이시고 떠나신 열흘 후에 성령이 이 땅 위에 오셔서 교회가 시작되었을 때, 비로소 베드로는 과거의 것을 다 잊고 일어났습니다. 50여 일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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