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짧은 내용은 마태복음에만 기록되어 있는데, 참 이상한 내용입니다. 이때 베드로도, 예수님도 돈이 없었고, 돈을 맡은 가룟 유다는 어디에 갔는지 이 자리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돈이 바다에 있는 물고기의 입 속에 들어 있었습니다. 물고기가 연보를 낸 것입니다. 저는 이 말씀을 읽으며 참 희한한 내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유대인의 전통에는 율법에 따라 돈을 바치는 예법이 있었습니다. 이 돈은 다른 곳에 내는 세금이 아니라 유대인들의 성전과 관계된 돈이었습니다. 속죄를 위해서나 어떤 다른 이유로 성전에 반 세겔*을 내었는데, 때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기는 했지만 이 당시의 사람들은 상당히 열심을 내었던 것 같습니다.
예수께서는 하나님의 아들이시기 때문에 이런 헌금이나 나라에서 걷는 세금을 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예수님은 성전에 이런 돈을 내는 사람들의 속죄 제물로 죽으실 사명을 띠고 세상에 오셨기에 죄인 된 인간과 함께 그 육체가 죽으셔야 하는 분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반 세겔을 받는 자들이 예수께 성전에 돈을 내라고 했다면 이것에 대해서는 예수께서 직접 대답하셔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때 베드로가 조금 주제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신 대답을 해 버렸습니다. 예수께서 그것을 내실지 내지 않으실지 알지 못하면서 어떻게 그런 결정을 했는지 참 이상합니다.
가버나움에 이르니 반 세겔 받는 자들이 베드로에게 나아와 가로되 너의 선생이 반 세겔을 내지 아니하느냐 (마태복음 17:24)
사람들이 베드로에게 물었습니다.
가라사대 내신다 하고 (마태복음 17:25)
이때 베드로는 예수께 이 문제를 여쭈어 보지 않았습니다. 얼마나 성격이 급한지 모릅니다. 누가 이렇게 묻는다면 ‘한번 여쭈어 보고 대답을 하겠습니다.’라고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베드로의 대답은 상식을 벗어난 것이었습니다. 결정권은 윗사람에게 있다는 것을 알았어야 했는데도 베드로는 자기가 결정해서 “내신다”라고 대답부터 해 버렸습니다.
만약 제가 이때 베드로의 입장이었다면 안절부절못했을 것입니다. 대답은 시원하게 했지만 정작 돈을 내셔야 할 분은 베드로가 대답하던 순간에 그 자리에 계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집에 들어가니 예수께서 먼저 가라사대 시몬아 네 생각은 어떠하뇨 (마태복음 17:25)
베드로는 양쪽에서 질문을 받았습니다. 회당에서 반 세겔 받는 사람들에게 ‘너희 선생은 반 세겔을 안 내느냐?’라는 질문을 받고는 무책임하게 “내신다” 하고 대답부터 해 놓고 집에 들어갔는데, 세금을 내셔야 할 분으로부터 또 “네 생각은 어떠하뇨?” 하고 질문을 받은 것입니다.
이 장면을 오늘날 우리 상식에 비추어 봅시다. 베드로가 얼마나 급하고 쉽게 대답을 한 것입니까? 이 두 질문을 받은 베드로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이것은 대답을 할 수밖에 없는 질문들이었습니다. 이때 베드로에게 대답할 판단력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예수께서는 베드로의 속을 다 들여다보고 계셨습니다.
베드로는 전에도 “나를 누구라 하느냐”는 예수의 질문에 먼저 대답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그는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 하고 멋진 대답을 해서 대단한 칭찬을 받았습니다. (마 16:15-17 참조) 그런데 이번에 예수께 받은 질문은 그의 인간적인 상식과 판단력, 사람의 지혜로 대답을 해야 할 심각한 질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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