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신이 없다고 믿었고, 종교가 생긴 것은 그 당시에 과학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신에 대해 언급하는 것, 예를 들어 스포츠 경기의 챔피언이 하나님 덕분에 이겼다고 하는 것을 경멸했습니다.
그런 종교인들 가운데 저를 가장 화나게 하는 이들은 기독교인들이었습니다. 저는 그들이 위선자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학교에 다닐 때 제게 교회를 다녀야 한다, 기부를 해야 한다는 등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기독교인들의 삶에는 어떤 규칙들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친구들이 저에게 어떤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면서도, 뒤로는 위선적인 행동을 하며 죄를 짓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저는 제가 왜 그런 친구들의 말을 들어야 하나 생각했고, 그들이 함께 교회에 가자고 하면 화가 났습니다. 또 성직자들의 아동 성추행 같은 범죄에 대한 뉴스들을 접할 때면 그들에 대해 반감이 더욱 커졌습니다. 그래서 누군가 제게 신과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항상 피해 왔습니다.
이런 제가 변하게 된 것은, 한 사람이 제 인생에 들어오면서부터입니다. 그 사람은 제 직장 동료였습니다. 2009년부터 같은 회사에서 일을 했지만 부서가 달라 처음부터 친했던 것은 아니었는데, 격투기라는 공통 관심사로 인해 가까워지게 되었습니다. 또 2014년에 브라질 주짓수를 함께 연습하면서 상당히 가까운 사이가 되었습니다. 서로 경쟁적으로 시합을 하다 보니 점차 신뢰를 쌓게 되었고 매우 자주 만났는데, 때로는 일주일에
5일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2017년 2월의 어느 날 아침에 제가 그에게 질문을 하나 했습니다. 아침에 출근하는 길에 차에서 무엇을 듣느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제가 그렇게 물었던 것은 재미있게 듣고 있던 인터넷 방송을 소개해 주고 싶어서였습니다. 그런데 그는 뜻밖의 대답을 했습니다. 아침에 운전하면서 성경 강연을 듣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이야기를 듣고 속으로 비명을 질렀습니다. ‘오, 안 돼. 너는 그러면 안 돼.’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는 저와 알고 지낸 2년 반 동안 한 번도 자신이 그리스도인이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그와 기독교나 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피해 왔는데, 폭발하는 감정을 자제하면서 기독교인이 되는 것이 그에게 어떤 의미가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때 그는 제게 많은 이야기를 해 주었는데, 저는 그의 말을 잘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이야기 끝에 무슨 일이 있든 자신은 하나님 나라에 간다고, 그 사실을 완전히 확신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기독교를 믿는다는 것은 단순히 교회에 가서 헌금을 하고 규범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의 말에 상당히 공감했습니다. 그동안 들었던 기독교에 대한 이야기와 전혀 달랐기 때문입니다. 그의 말은 제게 많은 영향을 미쳤고, 저는 집에 돌아가 그에게 들은 이야기를 아내에게도 해 주었습니다. 제 아내는 한국인인데 어려서부터 다닌 교회에서 교회가 얼마나 부패했는지를 본 터였습니다. 돈을 많이 낼수록 교회 안에서 권력과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보면서 아내는 교회에 나가지 않기로 결정했고, 결국 무신론자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날 들은 이야기를 해 주었더니 아내도 매우 놀라워했습니다. 그동안 알고 있던 것과 많이 달랐기 때문에 저희 부부는 기독교에 흥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기독교인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로 몇 달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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