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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 여유롭고 낙천적인 사람들의 나라, 필리핀

김희진     7,00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     필리핀의 공식적인 국명은 필리핀 공화국(Republic of the Philippines)이다. 최초로 지구를 일주한 항해가로 알려진 마젤란이 스페인 국왕의 명을 받고 항해하던 중 1521년 세부(Cebu) 섬에 상륙하면서 필리핀이 유럽에 알려지게 되었다. 마젤란은 필리핀을 발견한 후 그곳을 스페인의 영토로 선언했고, 그 지역은 당시 스페인 국왕이었던 필립 2세의 이름을 따서 필리피나스(Filipinas)라 불렸다. 필리핀이라는 국가 이름은 여기서 유래한다.     아시아 대륙의 동남쪽에 위치하고 있는 필리핀은 7,000여 개가 넘는 크고 작은 섬으로 구성된 국가이다. 섬들은 남과 북으로 1,700km 이상으로 길게, 적도 쪽으로 뻗어있는데 북쪽으로는 대만, 홍콩, 중국과 인접해있고, 서쪽으로는 태국과 베트남, 남쪽으로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의 국가로 둘러싸여 있다. 육로로는 갈 수 없는 나라 필리핀의 7,000여 개의 섬 총 면적은 약 300.400km2으로 우리나라의 1.3배에 달한다. 북쪽으로는 수도인 마닐라가 있는 루손(Luzon) 섬이 있고, 루손 섬 남쪽으로 흩어져있는 많은 섬들을 비자야(Visayas)라고 부른다. 남쪽에는 두 번째로 큰 섬 민다나오(Mindanao)가 있다.     필리핀 주변의 나라 대부분이 불교 국가이거나 회교 국가인 데 반해, 필리핀의 경우는 인구의 82%가 가톨릭을 믿고 있다. 마젤란이 필리핀에 도착한 후부터 원주민을 향해 개종할 것을 종용했고, 그 후 가톨릭 국가인 스페인의 식민통치로 인해 가톨릭으로 개종한 사람이 많아진 것이다. 현재 필리핀에서 개신교를 믿는 사람의 비율은 9% 정도이고, 이슬람교도인 무슬림들은 5%, 불교도들은 3%에 불과하다. 인구의 대부분이 가톨릭을 믿고 있음에도 민다나오 섬 같은 곳에는 무슬림들이 많다. 스페인의 통치 기간 중에 개종하지도 정복당하지도 않은 사람들이 이슬람교를 계속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적도에 가까운 위치에 있기 때문에 필리핀의 날씨는 일 년 내내 무덥고, 공기 중에 습기가 가득하다. 일 년의 반은 건기가 지속되고, 나머지는 우기이다. 우기가 되면 하루에 한두 번 씩 비가 쏟아져 내리는데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지다가도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그쳐 버리는 경우가 많다. 지역에 따라 강수량의 차이도 크다. 어느 지역은 일 년 내내 비가 많이 내리지만 그와 반대로 비가 많이 내리지 않는 곳도 있다고 한다. 일년 평균 기온은 섭씨 25℃인데, 5월의 한낮에는 기온이 40℃까지 올라간다. 3월과 5월 사이는 섭씨 22℃에서 32℃를 오르내리는 덥고 메마른 날씨가 계속된다. 그런 이유로 필리핀의 학교는 대부분 이 기간에 방학을 한다. 우기인 6월과 10월 사이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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