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가정에서 나고 자란 저는 어려서부터 매주 빠지지 않고 가톨릭 교회에 다녔습니다. 주중에는 제멋대로 살았더라도 주말이면 어김없이 미사에 참석했고, 그렇게 함으로써 죄가 사해진다고 믿었습니다.
열한 살 무렵의 일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마사틀란에서 정원사로 일하시던 할아버지가 매일 아침 일을 시작하시기 전에 성당에 들러 기도하고 나오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어린 저는 그 모습이 신기하게 보여 왜 그렇게 매일 교회를 가시느냐고 여쭈었더니, 할아버지께서는 죄를 해결하지 않고는 하늘나라에 갈 수 없으니 죽기 전에 죄를 고하고 용서를 받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 말씀을 듣고 ‘아, 저렇게 하면 하늘나라에 갈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고, 나도 나이가 들면 그렇게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제 양심은 괴로워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극단적인 생각도 자주 들었습니다. 만약 길을 걷다가 번개에 맞아 죽는다면, 빗나간 총알을 맞거나 갑자기 심장 마비가 온다면 회개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바로 지옥에 갈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에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습니다. 저는 자연스레 가톨릭 신자가 되어 그 틀 안에서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저는 어떤 일을 하든지 하나님 앞에서 떳떳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아내와 결혼하기까지의 과정도 그랬습니다. 지금의 아내와는 어려서부터 한 동네에서 자랐고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레 사귀게 되었는데, 결혼 전에 아내가 부모님과 심하게 다투고 저를 찾아와서는 불평을 늘어놓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 아내는 부모님의 학대가 심해 도저히 견딜 수가 없으니 결혼식은 나중에 올리고 우선 함께 떠나자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것이 하나님 앞에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절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니 네가 참는 수밖에 없다며 아내를 타일렀습니다. 아내는 제 말에 여러 차례 화를 내기도 했지만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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