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윤
자유의 땅 태국 많은 사람들은 대머리의 율 브리너와 아름다운 데보라 카가 출연한 영화, ‘왕과 나’를 기억할 것이다. 1956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5개 부문의 상을 받았던 이 영화의 무대가 된 나라가 바로 옛 국명 ‘시암(Siam)’인 현재의 태국이다.
동남아시아 인도차이나 반도의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는 태국의 정식 국명은 타이 왕국(Kingdom of Thailand)으로 프라테트 타이(Prathet Thai), 또는 무앙 타이(Muang Thai)라고도 불리는데, 모두가 ‘자유의 땅’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수도는 방콕이며 푸켓, 파타야, 치앙라이와 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가 있다.
태국은 역사적으로 오랜 기간 동안 국교가 불교였고, 6천 4백만에 달하는 인구 중 91.9%가 독실한 불교 신자들로서 세계적인 불교 국가이지만, 종교의 자유가 인정되고 있어 이슬람교와 소수의 힌두교, 기독교 신자들이 나머지 8.1%를 채우고 있다. 다른 종교에 대한 박해의 역사도 없었으며 지금도 배척의 분위기는 전혀 없다고 한다. 신기하리만큼 너그러운 태국인들은 타인에게 자신들의 종교를 강요하지도 않으며, 다른 종교를 싫어하거나 밀어내려고 하지도 않는다.
최근 복음의 소리가 태국에도 흘러가 활발한 선교 활동이 전개되기 시작했다. 기독교에 바탕을 둔 복음의 씨앗이 막 자라기 시작한 태국은 어떤 곳인지 알아보자.
뿌리 깊은 불교 문화
태국의 아침은 승려에게 시주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건강한 태국 남자는 일생 동안 반드시 3개월은 출가를 하여 승려가 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은 남자는 ‘익지 않은 사람’ 이라는 뜻인 ‘콘팁’이라고 불리며, 선악이나 사리판단에 미숙한 사람으로 취급된다.
승려가 되면 227개 조의 엄격한 계율을 지키며 하루를 보내는데, 이러한 승려에게 시주하는 것은 곧 공덕을 쌓는 것으로 여겨지고, 아침에 승려에게 공양하기 전에는 밥을 먹지 않을 정도라고 한다. 또한 승려는 국왕 앞에서도 무릎을 꿇지 않는다. 오히려 국왕이 무릎을 꿇는 유일한 존재가 승려라고 하니, 승려는 사회적으로 대단한 존경을 받는 신분임을 알 수 있다.
이처럼 태국인들의 정신과 생활에 깊이 뿌리박고 있는 불교 신앙으로 인해 태국인들은 자신의 현재 처지가 전생의 업보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때문에 높은 신분을 가진 사람의 권위와 그에 따른 위계 질서, 또는 극심한 빈부 격차에 순응하고 살아간다. 21세기에 태국 땅에서 빈부 격차나 위계사회가 유지되고 있는 것은 종교적 신앙의 힘이라고 할 수 있겠다.
현재 태국의 사찰 수는 27000여 개, 승려는 18만 명에 이른다. 태국에서 사찰은 일반 사람들에게는 교육기관이자 민간 의료기관이며, 사회복지기관이자 도덕적인 가치의 잣대로서 공동체의 정신적 구심점이 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또한 마음의 안식처이기도 한 사찰은 생의 마지막을 함께 하는 곳으로, 태국의 불교신자들은 일반적으로 절에서 화장되는 것으로 일생을 마친다.
태국의 불교는 개인의 수행과 해탈을 강조하는 소승 불교(테라바다 불교)의 맥을 잇고 있다. 불교 안에도 갖가지 종파가 있고 종파 간의 견해 차이도 상당한 편이지만, 태국의 불교에는 종파 자체가 없으며 싸움도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가까운 나라인 인도가 불교의 종주국이면서도 대표적인 힌두교 국가로 변화한 데에 비해, 태국은 오랜 불교 역사를 이어왔고 이를 통해 찬란한 불교 문화 유산들이 많이 남아 있다. 이것들은 현재 태국 관광산업의 발전에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자연에 대한 무소유 개념이 적용되어서인지 태국의 길거리에 널린 개들에게는 주인이 없다. 불교적인 관점에서는 윤회의 수레바퀴에서 인간이 되기 바로 전 단계가 개이기 때문에, 개를 학대하거나 죽이는 일이 없으며 오히려 개들에게 먹을 것을 주며 개와 공존한다. 태국인들 자체가 순한 심성을 가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국왕이 개를 좋아한다는 사실도 여기에 일조하고 있다.
교통이 복잡하고 첨단의 고층 빌딩이 들어선지 오래인 수도 방콕의 시내 한복판에서도 아직 개구리의 울음소리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을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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