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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 자유를 얻게 한 보혈의 능력

조금숙 | 청주
저는 서울에서 1남 4녀 중 둘째딸로 태어나 늘 언니와 동생들 사이에서 치이면서 살았습니다. 예를 들면 엄마는 언니는 첫아이니까 늘 새 옷을 사 입혔고, 저는 동생이니까 늘 언니가 입던 옷을 물려 입었습니다. 이런 일들에 대해 항상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아마도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늘 하던 대로 언니 옷을 받아 입었는데 엄마는 제 바로 밑의 여동생에게 새 옷을 사 입히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너무 분통이 터져 엄마에게, 난 늘 언니가 입던 헌 옷을 받아 입는데 어째서 동생에게는 새 옷을 사주냐고 항의를 했습니다. 동생도 제가 입던 옷을 입어야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지요. 그랬더니 엄마는 “너는 언니가 입던 옷을 입을 수 있는데 동생은 너 입고 나서 입으면 다 헤져서 입을 수가 없단다. 그러니까 새것을 사줄 수밖에 없지.”라고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이 얼마나 야속한 운명인지!
이렇듯 저는 늘 손해만 보고 사는 것 같아 마음속이 항상 복잡했습니다. 언니는 첫째니까 온 집안의 기쁨이고, 셋째 딸은 밑으로 남동생을 보게 한 복된 딸이고, 넷째인 남동생은 그 귀하고 귀한 외아들이고, 다섯째인 막내딸은 막내니까 귀엽고.... 나만 별 볼일 없는 딸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늘 서운해했고 불평이 가득했고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별 것 아닌 일로 거의 매일 동생과 싸우면서 지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이던 어느 날, 학교에 가면서 문득 ‘내가 왜 이렇게 쓸데없이 동생과 다투면서 살지? 이게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지금부터 갑자기 변하면 가족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테니 중학교에 들어가서 바뀌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중학교에 들어가자마자 동생이 늘 하던 대로 제게 시비를 걸어도 저는 일체 상관하지 않고(물론 속에서는 마구 화가 났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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