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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 집에 발 들이는 자마다 복음을 알게 하며 살아온 삶

김필선 | 포항
내 영혼이 은총 입어 중한 죄짐 벗고 보니
저는 포항에 사는 올해 예순두 살의 김필선입니다. 저는 경주에서 20여리 떨어진 전형적인 농촌 마을에서 6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습니다. 위로 언니와 아래로 여동생 셋, 막내 남동생이 있습니다. 아버지께서 서른여덟의 젊은 나이에 돌아가신 후 어머니께서는 우리 여섯 남매를 하나같이 정성으로 키워주셨습니다. 어머니는 자신을 위해서는 한 푼이라도 절약하시면서 자식을 위해서는 아끼지 않으시고 희생하시는 분이었습니다. 그런 중에 땀 흘려 농사도 지어 해마다 논과 밭을 사서 늘여가는 억척스런 어머니의 모습을 저는 보고 자랐습니다. 그래서 좋은 남편 만나서 어머니처럼 논 사고 밭 사고 부자가 되어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어릴적부터 제 꿈의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1973년 경주 감포 초등학교에 교사로 발령을 받아 김영자 선생님과 함께 근무하게 되면서 저의 꿈은 바뀌었습니다.
학교에 출근하고 일주일쯤 지났을 때, 먼저 그 학교에 발령 와 있던 제 동창생이 저에게 김영자 선생님을 조심하라고 일러주었습니다. 이유를 물으니 “틀림없이 네게도 예수 믿으라고 할 테니 그 선생님과 가까이하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7080 세대인 저는 그때 통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세시봉’들의 노래에 흠뻑 취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니 안심하라고 했습니다.이듬해에 김영자 선생님과 같은 학년 담임을 맡으면서 바로 옆 교실에서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레 김 선생님과 가까워졌고, 선생님의 조용하고 고운 마음씨를 보면서 동창이 내게 해준 경고의 말이 오히려 의아하게 생각되었습니다. 이렇게 친절하고 마음 따뜻한 분을 왜 멀리하라고 했을까 하며 오히려 사이좋게 지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김 선생님께서는 이스라엘 역사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서 이 역사가 무심히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성경에 예언된 대로 이루어져 가고 있음을 이야기하고는 했습니다. 저는 그 이야기가 싫지 않고 ‘참 신기하다. 성경대로 역사가 흘러가다니....’라고 생각하면서 성경 말씀에 끌리기 시작했습니다. 김영자 선생님은 성경 속 깊은 내용까지 알려주면서 천국과 지옥이 있고 죽은 사람은 부활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운동장 조회를 마치고 들어오면서 “선생님, 죽은 사람이 정말로 부활합니까?” 하고 물었더니, 김 선생님은 제게 “그러면 선생님은 하나님이 사람을 부활시킬 수 없는 분이라고 생각하세요?”하고 반문하셨습니다.
그때 마침 제가 읽고 있던 파스칼의 <팡세>에 이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참 이상하다. 지금 없고 보이지 않는 우리들의 후손이 태어날 것은 믿으면서 분명히 이 세상을 살다간 조상들의 부활을 믿지 못하다니. 사람들이 오히려 이상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있었던 것이 부활하는 것과 없는 것이 새로 생기는 것 중 어느 것이 쉽겠느냐는 파스칼의 글을 읽으며, ‘참으로 그렇다. 죽은 사람의 부활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러면 ‘천국과 지옥도 확실히 존재하니 나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하는 두려움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살다가 죽으면 그만이지.’라는 생각으로 살아가던 저는, 천국과 지옥이 분명히 있고 죽은 사람이 부활해서 영원한 지옥에 간다는 사실을 안 이후로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습니다. 늘 근심으로 지냈고, 학교에서도 구원만 받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뿐이었습니다. 가슴에 불을 담고 있던 저는 성경 말씀에 의문이 생기면 수업 시간에도 김 선생님에게 뛰어가 ‘이 말씀은 무슨 뜻이냐? 누가 한 말이냐?’고 질문했습니다. 그런 제게 김 선생님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빙그레 웃으며 수업이 끝나고 이야기하자고 저를 돌려보내고는 했습니다. 
그러다 여름 방학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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