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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 하나님, 감사합니다

구영자 | 캐나다
스물둘, 생명으로 옮겨지다
저희 가족은 10남매인데, 제가 여섯 살 때 저 혼자만 시골 외갓댁으로 보내져 그곳에서 자랐습니다. 당시 부모님은 모두 일을 하셨고 형제들은 학교에 다녔기 때문에 저만 할아버지 댁에서 자라게 된 것입니다. 그곳에서 저는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 지내는 데다 또래 아이도 없었서 외로웠는데, 가끔 새벽에 들리는 교회 종소리에 호기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여덟 살이 되면서 저는 할아버지 몰래 혼자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할아버지는 유교 사상이 강한 분이셔서 여자가 어디 함부로 다니면 안 된다고 생각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할아버지 몰래 개구멍으로 빠져나가 교회에 가고는 했습니다. 나중에 광주로 이사를 갔는데 이사간 집 근처에 교회가 있어서, 저는 학교와 집, 교회를 오가며 아주 착하게 살았습니다.
제가 중학생 때 맏언니는 독일에 간호사로 갔는데, 크면 저도 간호사가 되어 언니와 외국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간호사가 되겠다는 신념으로 간호대학교에 진학했고, 그곳에서 초등학생 때부터 중학생 때까지 친하게 지내던 친구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를 서로 다른 곳으로 갔다가 대학생이 되어 다시 만나게 된 것입니다. 저는 그 친구를 예전처럼 생각하고 대했는데, 어느 날 그 친구에게 남자친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남자 친구가 있다는 것을 저에게 속이며 지내왔었던 것입니다. 친구가 저를 속였다는 사실에 배신감을 느낀 저는 충격을 받았고, 사람을 믿지 못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사람을 의지할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신을 찾자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 동안에도 계속 교회에 다니며 하나님을 믿고 섬겼는데, 그런 생각이 들고부터는 정말 열심히 하나님을 찾았습니다. 한 친구를 따라 천주교회에도 가보고, 다른 친구를 따라 불교에도 관심을 가져 보고, 대학 내 여러 기독교 동아리들도 찾아가 보았습니다. 그러다가 그중 한 기독교 동아리에서 성경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여름 캠프도 다녀오고, 열심을 내어 점심 시간에 학교 교정에서 후배들에게 성경을 가르치고는 했지요. 그런데 한 친구가 ‘네가 하는 일이 하나님을 위해서 하는 것이니? 그러면 넌 천국에 갈 수 있니?’ 하고 제게 물어왔습니다. 그 질문에 자존심이 상한 저는 6개월 동안이나 그 친구를 피해 다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기초간호학 과목의 김영숙 교수님이 제게 똑같은 질문을 하셨습니다. 교수님조차 같은 질문을 해오자 ‘저는 뭔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수님은 여름에 어떤 집회가 있다며 제가 그곳에 갈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그렇게 하여 저는 불광동에서 열린 수양회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체계적으로 말씀을 들으며 저는 무척 놀랐습니다. 제가 세계사 시간에 배웠던 이스라엘의 역사가 성경 안에 그대로 있었습니다. 자연히 성경이 믿어졌습니다. 그러면서 하나님 앞에 내가 죄인일 수밖에 없다고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누구를 미워하는 죄, 무슨 죄, 무슨 죄, 그 모든 죄들을 다 갖고 있는 죄인인 나를 하나님께서 이렇게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겨 주셨다는 것을 수양회 마지막 무렵에 깨닫게 되었습니다. 스물두 살 때의 일입니다.
다시 회복되는 마음
그 사이 독일에 있던 언니는 캐나다 토론토로 이민을 갔고 저에게 토론토로 오라고 불렀습니다. 갓 구원받은 저는 교회도, 형제자매도 없는 토론토에 가고 싶지 않았지만 언니는 저와 오빠를 초청했고, 오빠가 서류를 다 준비하여 가야할 날짜가 다가왔습니다. 유교적인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순종적이고 조용한 성격이었던 저는 ‘구원받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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