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읽고서 오랜만에 다시 읽은 <바보 이반>이었다. 예전에 읽었다고는 하나 내용조차 정확히 기억나지 않았고, ‘재미있었다’는 정도의 느낌만 남아 있었다. 그런데 커서 다시 읽으니 생각해 보아야 할 바가 많았다. 이 책은 땀 흘려 일하는 노동의 소중함, 인과응보 등 여러 가지 교훈을 주고 있는데 제일 크게 와 닿았던 것은 인간의 욕심에 관한 것이었다. 이 책을 읽고 과연 인간의 한평생에 부귀영화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했다. 이반의 첫째 형 세묜의 경우는 많은 군대를 가진 한 나라의 왕이 되었고, 둘째 형 따라스도 많은 돈을 가진 왕이 되었다. 겉으로 보이는 그들의 생활은 화려했지만 ‘그들이 과연 행복했을까?’라는 질문을 했을 때는 선뜻 그렇다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눈은 보아도 족함이 없고 귀는 들어도 차지 않는다’(1:8 참조) 라는 전도서의 말씀처럼 인간의 욕심도 이와 같은 것이 아닐까 싶다. 인간은 늘 만족하지 못하고 무언가 끊임없이 원한다. ‘더 부자가 되면 행복하겠지. 더 권력이 많으면 행복하겠지.’ 하면서 현재를 갉아먹는 인생을 사는 많은 사람에게 바보 이반의 이야기는 시사하는 바가 있었다.
또 야고보서에 있는 “오직 각 사람이 시험을 받는 것은 자기 욕심에 끌려 미혹됨이니” (1:14) 라는 말씀처럼 두 형의 고난은 그들의 욕심 때문이었다. 모두 자신의 헛된 욕망 때문에 결국은 본인이 힘들어 지고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을 보면서 나도 그런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되돌아 보았다. 이반과 달리 자기만을 중요시하면서 남에게 피해를 주는 형들의 결말은 비참했다. 돈과 권력을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결국 인간에게 중요하지 않은 것들만 남게 된 형들. 그들에게는 힘들 때 따뜻한 동정을 줄 이웃과 친구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나도 내 인생을 마무리할 때 이 같은 상황이라면 매우 비참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생각을 하며 과연 바보 이반은 바보였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누가 진짜 바보일까? 이반일까, 아니면 그 형들일까? 자기 것을 순순히 남에게 주는 것이 보통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일까? 내가 저 상황이었으면 나 역시 내 것만 챙기기 바빴을텐데. 금화를 단지 놀잇감으로 생각하고, 군대를 그저 노래 부르는 사람들로 생각하는
정회원으로 가입하시면 전체기사와 사진(동영상)을 보실수 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