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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 아기가 태어났을 때

폴린 헌팅턴 | 뉴욕     아이는 둘째였다. 그래서 그녀는 출산이 어떤 것인지 알고 있었고 지금은 산달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의사도 출산까지는 10주나 더 남았다고 했다. 그녀가 잘못 안 것일까?     아니다! 다시 통증이 왔고 그녀도 이번은 무언가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지난번과는 달랐다. 첫째 아이 또안은 해가 내리쬐고 대지가 미소를 짓던 날 태어났다. 불길한 징조였을까? 그녀는 빗줄기가 쏟아지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퍼붓는 비는 논들을 흠뻑 적시고 있었다. 물이 불어 강둑이 터질까봐 남편은 사람들과 어떤 방책을 찾아보기 위해 강으로 나가고 없었다.     여동생 땀이 차를 가지고 방에 들어왔을 때 다시 통증이 왔다.     “람 언니, 왜 그래?”     “아기야. 아기가 나오고 있어.” 그녀가 말했다.     “가서 하오 불러 올게.”     “안 돼, 시간이 없어. 마차 준비해. 나 좀 병원에 데리고 가. 또안은 할머니께 맡기고 정황을 설명해 드려. 서둘러.”     그녀의 마지막 말은 다시 몰아친 통증으로 조금 더 커졌다. 그랬다. 이번에는 달랐다. 통증이 너무도 빨리 왔고 너무도 아팠다.     “오! 하나님, 제발 아기가 나오기 전에 제가 병원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그녀는 기도했다.     그 기도는 짧았지만 명료했다. 그녀는 다른 할 말도 없었고 자신이 이야기하고 있는 상대가 누구인지조차 알지 못했다. 그녀의 삶 속에 하나님은 없었지만 그가 만일 존재한다면, 지금 자신을 도와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그녀는 출산의 고통을 알고 있었다. 또한 또안이 그녀에게 가져다 준 기쁨도 알고 또안의 남동생(어쩌면 여동생일지도 모르지만)도 사랑해왔다. 몸속에서 태동이 느껴졌던 그 순간부터.     그렇다, 이번 아이는 임신한 순간부터 그녀를 힘들게 했다. 그래서 그를 더욱 사랑했다. 그 존재가 아무리 그녀를 힘들게 해도 고리는 끊어질 수 없었다. 아기로 인하여 몇 주 동안 메스꺼움에 시달렸고, 잠 못 이루는 불편한 밤도 많았다. 외모는 신체적인 변화와 호르몬의 변화로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달라져 버렸다. 그녀는 자신이 예쁘지 않다고 생각했으나 하오는 그녀를 한결같이 사랑했다. 그녀도 그를 전보다 더 사랑했다. 그러나 남편에 대한 사랑은 뱃속에서 자라고 있는 새 생명에 대한 애정과는 다른 것이었다. 이것은 특별한 사랑, 비밀스런 사랑, 아주 강렬한 일방적 사랑이었다. 시샘이라도 할까 두려워 어느 누구에게도 드러낼 수 없는 사랑이었다.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조차 말이다.     이제 그 새 생명이 자기에게 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아직 준비가 안 되었다. 너무 이르다. 그러나 ... “오!” ... 잘못되기라도 하면 안 된다.     땀이 숨가쁘게 방 안으로 뛰어들어 왔다.     “준비되었어?”     람은 끄덕였다. 몸은 점점 더 죄어오고 고통은 더욱 더 심해져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아직 마차에 덮개를 씌우지 못했어.”     “시간이 없어.” 이것이 그녀가 할 수 있는 말의 전부였다.     땀은 언니가 방을 가로질러 나가는 것을 도왔다. 뜰을 지나 마차 뒤로 가도록 도왔다. 쏟아지는 비에 이미 흠뻑 젖은 채 마차 위에 언니의 몸을 뉘었다. 람은 싫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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