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화순
이방인 통치자, 힉소스
이집트 고대 왕조의 역사는 기원전 3천 년 경 메네스 왕가가 최초의 강력한 통일 국가를 이루었던 고왕국시대로부터 시작된다. 그 뒤 제1중간기, 중왕국, 제2중간기, 신왕국, 후기왕조 시대 등으로 이어지는데, 이중 요셉이 살았던 시기(BC 1750 - 1640년경으로 추정)는 제2중간기(BC 1750 - 1570)였다. 이때는 13왕조가 쇠퇴한 후 지방의 호족들이 세력을 다투던 혼란의 시대였다. 이 시기의 초기에 이집트인을 왕으로 세운 14왕조가 잠깐 있은 뒤, 기원전 1730년경 동방 아시아로부터 셈족 계통의 이방인인 아모리 족속이 침입하여 새로운 왕조를 세웠으니, 곧 이집트의 제15, 16왕조이다. 후대의 사가들은 이들을 힉소스라고 불렀는데, ‘이방의 통치자’라는 뜻이다.
광활한 사막을 관통하는 젖줄과도 같은 나일 강 유역에 모여 살면서 약 1200년의 세월을 평안하게 보내고 있던 이집트인들에게 힉소스의 침입은 청천벽력과도 같은 환난이었다. 힉소스 족은 빠른 전차 부대를 몰고 시나이 반도로부터 이집트로 들어오는 동북쪽의 육로를 통해 쳐들어왔다. 당시 창과 칼 등으로 무장된 이집트의 보병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힉소스는 우선 지중해로 흘러드는 나일 강 하류의 비옥한 삼각주 지역(하애굽)을 점령했다. 그들은 이집트로 들어오는 길목 가까이 위치한 아바리스(현재의 타니스)에 수도를 정하고 지방 호족들을 굴복시켜 공물을 받았다. 수도 아바리스는 멤피스, 테베 등과 함께 이집트 전역에서 가장 견고한 요새 중 하나가 되었는데, 후대에(제19, 20왕조) 이스라엘 민족을 노예로 부려먹던 라암셋(Raamses)이 바로 이곳이라고 한다.
총리가 된 요셉
이 힉소스 왕조의 초기에 한 파라오가 30세의 요셉을 총리로 등용한 것으로 보인다. 창세기 45장 8절, “나를 이리로 보낸 자는 당신들이 아니요 하나님이시라 하나님이 나로 바로의 아비를 삼으시며 그 온 집의 주를 삼으시며 애굽 온 땅의 치리자를 삼으셨나이다” 라는 말씀을 보면, 그는 요셉보다 어린 나이의 왕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셉이 총리로 등용되면서 파라오의 버금수레를 탔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집트에 처음으로 빠른 전차를 들여온 이들이 바로 힉소스 인이었던 것이다. 창세기 41장에는 요셉이 총리로 등용되던 때의 의전행사가 기록되어 있다.
자기의 인장 반지를 빼어 요셉의 손에 끼우고 그에게 세마포 옷을 입히고 금사슬을 목에 걸고 자기에게 있는 버금 수레에 그를 태우매 무리가 그 앞에서 소리 지르기를 엎드리라 하더라 (42-43절)
또 성경에 보면, 야곱이 이집트의 고센 땅으로 들어올 때도 바로가 보낸 수레를 타고 왔고, 요셉도 수레를 타고 나가 그의 아비를 맞이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집트의 여러 행사에 전차가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창세기 46장 참조)
총리 요셉은 이집트와 인근 지역들에 7년의 기근이 진행되는 동안 지방의 호족들로부터 토지를 사들임으로써, 왕권의 강화와 함께 중앙집권적 체제를 만들어가는 데 큰 공헌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요셉 같은 이방인이 이집트의 총리가 된 예는 드물었지만, 다른 시대에도 간혹 있었다. 중왕국 시대에는 동양의 성씨를 가진 위대한 총리 허 씨(Chancellor Hur)에 대한 기록이 있고, 신왕국에는 더 많은 예가 있다. 총리 아페렐(Vizier Aperel)과 그의 가족 모두가 셈족 이름을 가지고 있었고, 핫셉수트(Hatshepsut) 여왕의 시대에도 셈족 총리가 있었다. 기원전 12세기 경에 베이(Bay)라고 불린 시리아 인이 이집트 전역을 통치하는 위대한 총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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