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서를 읽으면서 12회마태복음 5:17-20, 2001. 3. 10. 강연
내가 율법이나 선지자나 폐하러 온 줄로 생각지 말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요 완전케 하려 함이로라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천지가 없어지기 전에는 율법의 일점일획이라도 반드시 없어지지 아니하고 다 이루리라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계명 중에 지극히 작은 것 하나라도 버리고 또 그같이 사람을 가르치는 자는 천국에서 지극히 작다 일컬음을 받을 것이요 누구든지 이를 행하며 가르치는 자는 천국에서 크다 일컬음을 받으리라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의가 서기관과 바리새인보다 더 낫지 못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마태복음 5:17-20)
예수께서 말씀하신 천국이 말씀은 예수님이 하신 말씀을 그대로 기록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말씀이 세상에서 예수 믿는 모든 사람들에게 부탁하신 말씀이라면 참 난감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율법을 완전히 지켜서 천국에 갈 수 있는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이 말씀대로라면 하나님을 믿고 예수를 믿는다는 사람들은 잘 믿으려고 노력했던 모든 수고를 한 번쯤 포기해야 합니다. 인간은 아무리 힘쓰고 노력해도 천국에 갈 수 없습니다. 세상 사람 누구를 막론하고 율법을 완전하게 지켜서 천국에 갈 수 있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면 왜 예수께서 산 위에 올라가셔서 사람들이 행할 수도 없고 이룰 수도 없는 일을 부탁하셨을까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율법과 행함과 천국, 거기에 ‘너희 의’, 즉 인간이 행할 수 있는 최고의 ‘의’를 가지고 천국에 들어갈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문제를 앞에 두고 이 말씀을 보면, 설교하는 저도 자신이 없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이 성경 말씀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우리와 하나님과의 관계가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사복음서 중에 왜 마태복음에만 ‘천국’이라는 말이 나오느냐는 것입니다. 마가복음이나 누가복음, 요한복음에는 ‘천국’이라는 단어가 아예 없습니다. 전부 ‘하나님 나라’로 통합니다. 그런데 마태는 마태복음을 기록하면서 왜 굳이 ‘천국’이라는 말을 사용했을까요? 마태복음에는 ‘하나님의 나라’라는 말이 몇 군데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마 12:28, 19:24, 21:31, 21:43 참조) 신약성경을 자세히 읽어 나가면 ‘천국’은 무엇이고 ‘하나님 나라’는 무엇인지 혼란스럽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예수께서 말씀하시는 천국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아니면 천국과 하나님 나라를 혼동해서 이도 저도 아닌 고생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마태복음 5장에서는 ‘천국’이란 말을 한 뒤, 천국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을 말했습니다. 마태복음 5장 17절부터 20절까지에 나오는 ‘천국’에 들어가려면 자격을 갖추어야 되는데, 인간의 본질적인 면에서 살펴볼 때 과연 이 자격을 갖춘 사람이 있겠습니까? 19절의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계명 중에 지극히 작은 것 하나라도 버리고”라는 말씀에서 “버리고”라는 말은 율법을 떼어 내버렸다는 말이 아니라 율법을 범했다, 무시했다, 율법에 저촉되는 행동을 했다는 말입니다.
“또 그같이 사람을 가르치는 자는 천국에서 지극히 작다 일컬음을 받을 것이요 누구든지 이를 행하며 가르치는 자는 천국에서 크다 일컬음을 받으리라”고 한 말씀을 보면 천국에 들어갈 가능성이 보이는 듯도 합니다. 그러나 20절에,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의가 서기관과 바리새인보다 더 낫지 못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하신 말씀을 보면 가능성이 아주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서기관의 의와 바리새인의 의는 어떠한 것이었습니까? 그들은 어릴 때부터 유대의 전통을 따라 배워 온 사람들로 일생 동안 율법을 준행하며 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서기관들은 오래된 성경을 깨끗하게 옮겨 적는 일을 했고, 바리새인들은 율법학자로서 매우 거룩한 생활을 했습니다. 신약성경에 기록된, 이들이 예수님에게 달려드는 장면은 꼴불견이지만, 이들은 유대 민족의 지도자로서는 대단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백성들에게 율법을 가르쳤고 율법을 준행하라고 열성적으로 설명했으며, 율법을 범하는 사람이 있으면 율법대로 응징했습니다. 그런데 예수께서는 천국에 들어가려면 이들의 의보다 나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날 열심 있는 교인이라고 하면 주일마다 예배당에 다니고 헌금도 잘 내고 교회에서 봉사 일도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런 정도 가지고는 바리새인들과 비교할 수 없습니다. 바리새인들은 안식일에 아무 일도 하지 못한다는 율법을 철통같이 지킨 사람들입니다. 옛날에는 우리나라에도 이와 비슷한 종파들이 있었습니다.
안식일 날 교회 목사가 버스를 타거나 택시를 타고 교회에 오면 제명되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40년 전에는 일요일이면 되도록 장사도 하지 말고, 예배당에 열심히 나오라고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요즘은 생활수준이 나아진 만큼 일요일에 교회 가는 것이 더 쉬워지기는 했습니다만, 주일을 지키는 일은 상당히 느슨해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주일을 잘 지키는 것을 바리새인이 율법 지키는 것과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바리새인들은 적당히 율법을 지키는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예수께서는 이 정통주의 바리새인들보다 더 나은 의를 가진 사람이어야만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절대적인 조건을 말씀하셨습니다. 서기관과 바리새인의 의 정도에 도달하면 하나님이 좀 봐 주시지 않겠나 생각해도 소용없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시절에 읽은 책에 이런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어떤 할머니가 죽은 후에 천국 열쇠를 가지고 있는 베드로에게 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베드로는 할머니에게 어떤 선한 일을 했느냐고 물었습니다. 할머니가 이리저리 생각해 보니 누구한테 파를 몇 뿌리 주었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그렇게라도 남을 동정했으니 그 파 뿌리를 타고 천국에 올라오라고 해서 파 뿌리를 붙잡고 천국에 올라가는데, 누군가 할머니의 발목을 붙잡았습니다.
할머니는 자기 혼자 올라가기도 힘든데 한 사람이 더 붙으면 파 뿌리가 견디지 못할 것 같아 발목을 붙잡은 사람을 발로 차 버렸습니다. 그 바람에 파 뿌리가 끊어져 그 사람도 떨어지고 할머니도 밑으로 떨어져서 천국에 가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읽은 기억이 납니다. 혹 여러분도 그런 이야기를 들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은 대체로 선한 일을 많이 하면 천국에 간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런 자질구레한 인간의 동정심이나 선을 가지고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는 말씀을 하신 것이 전혀 아닙니다. “너희 의가 서기관과 바리새인보다 더 낫지 못하면”이라는 말씀은 엄청난 기준입니다. 인간 최고의 의가 100점쯤 된다면, 101점 이상은 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바리새인들이 지키던 율법 정통주의에 비교해 볼 때, 이 세상 어느 민족, 어느 종교에도 그렇게 철저하게 법을 지킨 사람들은 없었습니다.
이런 것을 기준으로 해서 예수께서 말씀하신 내용을 살펴보면 우리는 인간으로서는 희망이 없다는 것, 인간으로서는 이 말씀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발견하게 됩니다. 또 우리는 어리석게도 인간의 힘을 가지고 하나님과 겨루어 보려는 습성이 있다는 것도 느끼게 됩니다.
하나님의 생각과 인간의 생각내가 율법이나 선지자나 폐하러 온 줄로 생각지 말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요 완전케 하려 함이로라 (마태복음 5:17)
저는 이 말씀을 읽으면서 눈이 번쩍 뜨이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구절은 어릴 때부터 외웠던 익숙한 구절입니다. 그런데 새삼 ‘주님, 제가 성경을 너무 모른다는 것을 주님께서는 잘 아십니다.’ 하는 마음이 되었습니다. 이 구절을 외우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만, 내용에 깊이 들어가면 두 손을 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 말씀을 보면, “생각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성경에는 “여호와의 말씀에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 길과 달라서 하늘이 땅보다 높음같이 내 길은 너희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 생각보다 높으니라” (사 55:8-9)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입장에서 우리에게 “생각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말씀을 읽을 때 자칫 잘못하면 우리 생각을 더하고 우리의 판단력을 가지고 판단하게 됩니다.
우리는 우리 나름의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그 생각을 누군가가 잡고 있습니다.“이러므로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오고 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왔나니 이와 같이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으므로 사망이 모든 사람에게 이르렀느니라” 롬 5:12 하신 말씀을 보면, 인간의 원 조상 아담에게 어떤 생각이 들어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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