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원 | 대전
저는 천주교 신자였습니다. 성당에서는 죄를 지으면 신부님에게 고해성사를 하고, 그 대가로 성모송을 몇 번 읽으라고 하든가 묵주기도를 몇 십 회 하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고 나서도 여전히 제게는 두려운 마음이 있었습니다. 계명을 지킨다는 것, 율법을 지킨다는 것이 어려웠고, 고해성사를 하고 나서도 돌아서면 다시 죄를 지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왜 성당을 다니느냐고 물으면, 그저 조금 더 바르게 살기 위해서, 나쁜 짓 두 번 할 것을 한 번만 하기 위해서, 살아가는 데 기댈 수 있는 종교가 필요해서라고 대답했지 하나님 나라에 가기 위해서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저는 제가 당연히 지옥에 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고해성사를 하고 돌아서면 바로 죄를 짓는데 어떻게 하나님 앞에 가겠습니까. 그래서 당연히 지옥에 갈 것이라고 여겼고, 그러다 보니 제 잠재의식 속에는 항상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워낙 많은 죄를 짓고 살았기에 그 죄에 눌려 있었습니다. 율법에 의하면 저는 하나님께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다 일을 통해서 한 사람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여러 이야기를 하던 중에 그분에게 종교가 무어냐고 물었더니 기독교라고 했습니다. 그분은 교회를 열심히 나가는 것 같지도 않았고, 밥을 먹을 때 기도하지도 않았고, 특별히 종교 생활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그분은 제게 자신은 하나님을 믿는다고 했고, 가끔씩 제게 성경을 믿느냐고 물어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성경은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아주 오래된 종교 서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했습니다. 죽으면 하나님 앞에 갈 수 있느냐고 묻기에, 죄가 많아 그럴 수 없을 것 같다고 이야기하면서도, 속으로는 ‘교회도 잘 안 가는 사람이 저런 말을 하다니….’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분과 2년 정도 알고 지내는 동안, 그분은 제게 가끔씩 툭툭 던지듯 이런 질문들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죄가 많기는 하지만 훗날 하나님 앞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제 마음속에 조금씩 움트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작년 4월에 한 사건이 일어났고 뉴스를 접하면서 저는 그분께 혹시 뉴스에 나오는 그 교회에 다니는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분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저는 ‘세상이 이렇게 비난하는 교회인데 어떻게 저렇게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지?’ 하고 의아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종교는 개인의 자유이니 상관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분과 이야기하다 종교 이야기만 나오면 그분은 매우 확신에 찬 자세를 보였습니다. 그래서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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