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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 빛을 받은 그 사실

     권신찬     어느 초겨울 저녁놀이 짙어 갈 무렵, 제법 차가운 날씨에 예배당 옆 초가집 안방에서 제 인생의 한 꿈을 어린 가슴에 심어 준 사건이 있었습니다. 한 걸인이 덜덜 떨면서 밥을 좀 달라고 찾아온 것입니다. 그를 한참 지켜보시던 아버지께서는 그에게 추우냐고 물으셨습니다.     “예, 춥습니다.”   그러자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입고 계시던 저고리를 벗으시더니 “여기 있다. 입고 가거라.” 하시면서 그에게 입혀 주셨습니다. 그 인상적인 모습은 제 가슴에 작은 씨앗이 되어 잊을 수 없는 감격을 가져다주었습니다.그 후 5, 6년쯤 지난 열두 살 때, 아버지와 한자리에 나란히 누웠을 때, 아버지께서는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커서 목사가 되어라.”   이 말씀으로 제 생애의 방향이 정해졌습니다. 아버지처럼 참으로 남을 사랑하는 교회의 목사가 되어야 한다는 어렴풋한 사명감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아버지는 참으로 사랑이 많은 분이었습니다. 어려운 사정에 처한 이들을 보시면 눈물을 흘리시며 하나님과 사람에게 호소하셨고, 심지어는 거지를 방에서 함께 재워 온 방에 이가 기어 다녔던 일 등 숱한 일화가 있습니다.   저는 신학교를 졸업하고 29세에 목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목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에서 벌써 시작되었습니다. 천사들이 모인 곳인 줄 알았던 신학교와 기숙사에서 겪은 일들은 지워지지 못할 상처로 남아 저는 결국 목사직에 환멸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졸업할 당시에는 안수를 거부하려고도 했습니다. 그러나 부친의 책망과 이웃의 권면에 못 이겨 안수를 받고 목사가 되었습니다.   그때는 일본으로부터 우리나라가 막 해방된 후였는데, 교회의 내분으로 인한 갈등은 점점 더 깊어 갔습니다. 그래서 나만이라도 진흙 속의 옥처럼 이상적인 목회를 해 보리라 다짐을 하고 옷깃을 여미면서 하나님 앞에 맹세하고는 새벽이면 두세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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