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숙 | 후아레스
제주도에서 살던 제가 멕시코에 와서 살게 된 것은 순전히 남편 때문이었어요. 민성 아빠는 제주도에서 말 키우는 일을 했는데, 2001년 9월에 멕시코 토레온에서 열린 전도집회에 참석했어요. 그 때 후아레스에 살고 있던 판초라는 분이 토레온 집회에서 구원받고 후아레스로 돌아가서 집회 요청을 함으로써 후아레스에서 집회가 열렸고, 현지인들 몇 명이 구원받음으로써 후아레스에 모임이 생기게 되었어요. 그런데 그 지역에 구원받은 사람이 생겼기 때문에 모임 집이 있어야 했고, 그 관리자로 민성 아빠가 정해진 것 같았어요.
제주도에 있던 저는 멕시코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 얼마나 황당했는지 몰라요. 자기 혼자서 결정해 놓고 저에게는 통보만 하는 게 너무 괘씸해서 어떻게 한 마디 상의도 없이 그런 결정을 하느냐고 막 소리를 질렀어요. 전화를 끊은 후 주위 형제자매들의 말을 들어보니까, 많은 분들이 형제가 그렇게 결정했으면 자매는 따라가는 게 옳다고 그래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남편이 육신적으로 살려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든 복음을 전하기 위해 살려는 건데, 내가 복음이 전해지는 것을 방해하는 마귀 역할을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멕시코로 따라왔지요. 전 정말 ‘부에노스 디아스’* 가 무슨 뜻인지도 몰랐고, 스페인어의 ‘스’ 자도 모르고 멕시코로 왔어요. 와서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몰라요. 여기 멕시코에 와서 전도 활동하고 계신 형제자매들은 대부분 미국 시민권자에다 연세도 있으시고 온갖 풍파를 겪으신 분들이에요. 그런데 저는 나이도 젊은데다 외국 생활 경험도 없어서 너무 힘들었어요. 세상에 태어나서 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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