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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 만년설로 둘러싸인 숲의 도시, 자원의 보고 카자흐스탄 알마티

 문명래       개혁 직후 카자흐스탄에서 보고 느낀 것     카자흐스탄에서 열릴 집회를 앞두고 그곳 정황에 대해 소개를 하려고 필을 드니 갖가지 상념들이 다투어 떠오른다.     필자가 처음 그 곳에 발을 디딘 시기는 고르바초프가 페레스트로이카를 선포한 직후인 1991년이었다. 당시 카자흐스탄의 수도였던 알마티는 도시 전부가 온통 숲으로 덮이고 공원으로 형성되었으며, 시내 곳곳에서 분수가 솟구치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무엇보다 거리에 차가 많이 다니지 않고 인구 밀도도 낮아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그 옛날 어느 한 점에 다다른 것 같은, 아니면 민방위 훈련 상황을 떠올리게 하는 정적의 상태가 나의 정서와 맞물려 ‘아!’ 하고 속으로 손뼉을 치게 만들었다.     구소련 전체 가운데 아름다운 도시 세 곳을 꼽으라면 그 중 하나가 알마티였다고 한다. 천산 산맥이 만년설을 이고 있고, 겨울에는 눈이 많이 내리는데다가 높은 산맥이 둘러 쳐져 바람 한 점 없었기에 눈이 내려 쌓이기 시작하면 이 도시는 마치 동화속의 도시처럼 온통 눈으로 새로운 세계를 연출하였다. 또 5월의 알마티는 이 도시를 뒤덮은 수목의 푸르름과 어울려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오래된 저층 건물과 아파트들이 많은데, 예술적으로 건축된 오페라 하우스나 발레를 공연하는 극장들은 도시의 격조를 높여주고 있다.     이야기가 바깥 풍경 쪽으로 흘렀는데 정작 하고 싶은 이야기의 핵심은, 하나님이 아닌 인간이 만들고자  했던 유토피아의 끝이 어떠하다는 것을 카자흐스탄에서 직접 피부로 보고 느꼈다는 것이다. 한 동포의 고백을 인용하면 집을 이룬 구조물의 쇠파이프들이 부식되어 내려앉는 것처럼 고르바초프가 개혁을 부르짖기 전에 이미 모든 것은 무너져 내렸다. 그 당시 필자에게 있었던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하겠다. 개혁 직후 2-3개월 동안 상점들이 아예 문을 닫았던 때가 있었다. 하루는 우유를 배급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큰 통을 들고 새벽 어두울 때 찬바람을 뚫고 나가 줄을 섰는데 우유는 바로 내 앞 사람에게서 동이 났다. 빈 통을 들고 돌아설 때 이른 새벽하늘의 별들이 유난히 슬프게 보였던 기억이 난다. 또 동포가 싸다 준 싸래기 반 자루로 밥을 해 먹고, 시내 단 한군데에서 파는 스니커즈 한 개를 사 먹으려다 쏘냐 아주머니에게 그렇게 비싼 것을 어떻게 먹느냐고 혼만 나고 사먹지 못한 일. 잠깐 동안이었지만 이런 특별한 경험을 한 때도 있었다. 국영으로 되어 있던 모든 상점들이 개혁 직후 2~3개월 동안만 문을 닫았을 뿐, 그 이후에는 시장에 값싸고 좋은 물건들이 많았고, 동포들이 풍성하고 맛있는 음식을 대접해 주셔서 호강하며 아주 풍요롭게 잘 지냈다.     지리적인 환경     카자흐스탄은 면적이 272만 4900㎢이고,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큰 나라이다. 우리나라와 비교할 때 남한 면적의 27배에 이르며, 구소련 영토의 12%를 차지하고 있다.     기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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