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호 | 안성
파란 하늘 밑 산도 들도, 눈 닿는 곳 모두가 이젤 위에 막 그려놓은 풍경화 같아서 손을 대면 녹색 물감이 묻어 날 것만 같다. 우렁각시 동화는 옛 이야기만이 아니다. 논마다 수천 수만의 우리 우렁각시들은 논바닥이 말갛게 김을 매 놓았다. 군데군데 보이는 풀은 우렁이 탓이 아니다. 논이 골라지지 않아 물 위로 드러난 풀은 우렁이들이 먹을 수 없기 때문이다. 논 속으로 들어가 풀을 뽑는다. 올방개(사초과의 여러해살이풀)와 가래 풀(가랫과의 여러해살이풀)을 잡은 손가락 사이로 전해오는, 어머니 가슴처럼 부드러운 흙의 감촉이 좋다. 논 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향긋한 흙내음 물내음이 코를 간질인다. 모를 낸 지 한 달여, 기운차게 포기를 벋는 벼들이 한없이 사랑스럽다.
그 옛날 우리 조상들에게 벼농사는 어떤 의미였을까. 소리 중에 가장 좋은 소리는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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