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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 지렁이 예찬

      김삼호 | 안성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 한다’는 속담이 있다. 아무리 온순한 사람이라도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에게 최소한의 반응을 하게 마련이라는 뜻이리라. 또 다른 속담에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무능해 보이는 사람이라도 한 가지 재주는 갖고 있게 마련이라는 뜻이리라.   굼벵이는 매미 유충으로 몸이 뚱뚱하고 짧아 동작이 몹시 굼뜨고 느리다. 옛날 초가지붕에 새 이엉을 얹기 위해 빗물에 썩어 골이 진 곳의 썩은새를 긁어내다보면, 통통 살이 오른 굼벵이들이 동그랗게 몸을 말아 또그르르 굴러 떨어지는 모습을 흔히 보곤 했는데, 평소에 굼뜨다고만 본 굼벵이들이 그럴 땐 얼마나 잽싸보였는지 모른다. 아마 옛 사람들이 그런 모습을 보면서 지은 속담일 것이다.     사실 굼벵이뿐 아니라 우리가 하찮게 여기는 많은 미물들이 생존 능력에선 상상을 불허하는 희한한 재주들을 갖고 있다. 지렁이 역시 예외는 아니다. 우리 눈에 나약하고 혐오스럽고 대단치 않은 존재로만 보이고 쓸데라곤 아무 데도 없는 지렁이가 얼마나 특별한 재주꾼인지, 얼마나 강하고 검질긴 존재인지, 자연 생태 순환에 얼마나 필요 불가무한 존재인지, 또한 인간에게 얼마나 유익을 주는 존재인지를 안다면 아마 깜짝 놀랄 것이다.   지렁이는 눈도 귀도 척추도 이빨도 없다. 폐도 없어서 피부로 숨을 쉰다. 그 까닭에 산소 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해 피부는 항상 촉촉하게 젖어 있다. 지렁이 피부의 뛰어난 보습력은 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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