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l 축소

<2012.11> 인생의 황혼에 타게된 구원의 열차

이미숙 | 분당   내가 시집을 가서 아버님, 어머님을 처음 뵈었을 때의 일이다. 세상에 이렇게 초라한 행색의 사람들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손은 흙으로 인해 다 갈라졌고, 허리는 완전히 굽어 있는 모습에서 6남매를 키운 인생의 고됨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산골 동네에서 유지로 살아오시며 아들 둘을 명문대에 보내어 공학박사와 디자이너 며느리를 들인 것은 산골 동네 사람들의 부러움을 살만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아끼고 모든 뒷바라지를 마다하지 않았던 큰 아들의 사업이 실패하고 큰며느리와 불화를 겪던 중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어머님까지 치매에 걸리셔서 동네 사람들을 좀도둑으로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동네에서 아버님의 입지는 더 이상 설 곳이 없는 듯했다.“내가 이렇게 될 줄 몰랐다. 꿈에도 생각 안 했다.”라고 종종 말씀하시며 아버님은 이제 고향을 떠나고 싶다
정회원으로 가입하시면 전체기사와 사진(동영상)을 보실수 있습니다.

이전화면맨위로

확대 l 축소



* 온라인 쇼핑몰

글소리 PDF 웹북 펼쳐보기


* PC 버전 홈페이지 전환



Copyright (c) 2025 (주)많은물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