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화숙
독일의 크리스마스는 1년 중에서 가장 성대하고 장엄한 명절이다. 매년 12월 24일이 되면 곳곳에 흩어져 살던 가족들이 모두 모여서 서로 선물도 교환하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그 날 하루를 집안에서 조용히 지낸다. 그러나 지난 크리스마스 전날, 우리 가족은 캐나다 밴쿠버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12월 26일부터 열리는 동계 성경탐구모임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12월 24일이라 공항이 한가하리라 생각했고, 비행기 안이 텅텅 비어서 조금은 편안하게 갈 것이라고 잔뜩 기대를 하고 프랑크푸르트 공항으로 갔다. 그러나 우리의 기대는 어긋났다. 어디서들 몰려왔는지 공항은 너무나 많은 사람들로 붐비어 완전 수라장이었다. 그 모든 나그네들이 이곳저곳으로 고향을 찾아가느라 북새통이었다. 테러범들이 어쩌면 이런 대 명절을 노릴지 모른다고 해서 까다로운 몸수색과 가방 조사를 당하며 우리 가족의 피곤한 여행길이 시작되었다. 짐승들 사이에는 서로가 의심하는 것이 없는데, 인간들은 왜 이렇게 서로를 신뢰할 수 없어서 경계해야 되고 의심을 해야 하는지.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24일 12시 30분에 프랑크푸르트를 떠난 우리는 24일 오후 2시에 밴쿠버 공항에 도착했다. 밴쿠버는 독일보다 아홉 시간이 늦어서 시간을 번 셈이다. 공항에 윤성도 형제님께서 반가이 마중을 나와 주셨다.
집회가 열리는 곳은 공항에서 아주 가까운 델타 호텔이었는데, 깨끗해서 마음에 들었다. 먼 거리 여행으로 피곤한 우리는 아늑한 이 호텔에 여장을 풀었는데, 이미 회장님을 비롯한 많은 식구들이 와 계셨다. 25일이 되면서 여러 지역에서 많은 형제자매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날 하루는 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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