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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 세상에서 가장 행복했던 나의 아내

  김연식 | 미국 아내가 세상을 떠난 지도 벌써 몇 개월이 되어 갑니다. 건강했던 아내가 말기 난소암에 걸리고, 힘들었지만 꿋꿋하게 1년 3개월을 싸웠습니다. 그런 아내를 돌아보아 준 많은 형제자매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아내가 말기 난소암 판정을 받은 후 치료 과정을 지켜보면서 현재 암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이 글을 씁니다. 아내의 발병아내가 처음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이야기한 것은 2005년 9월이었습니다. 밤에 자려고 누우면 가슴이 답답하고 왼쪽으로 누우나 오른쪽으로 누우나, 무언가가 좌우로 움직이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동네 병원에 갔더니 폐렴 초기와 감기 증상이라고 하며 2주일 치의 항생제를 처방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전혀 차도가 없고 오히려 더 심해지는 것 같아서 다시 병원을 찾았더니 이번에는 가슴 늑골이 손상된 것 같다며 다른 항생제를 처방해 주어 복용했지만 상태는 점점 더 나빠졌습니다. 제가 X-Ray를 찍어보자고 했지만 병원 측에서는 괜찮다고 하며(미국에서는 어지간해서는 X-Ray를 찍지 않으려고 합니다) 또 다른 항생제를 주었습니다.     거의 한달 반을 그렇게 보낸 11월 8일, 아내가 너무 숨 차 하고 기침이 심해서 다시 병원을 찾아가 막무가내로 X-Ray를 찍자고 해서 찍었더니 폐의 80% 이상이 물이 찼다고 했습니다. 의사는 놀라서 빨리 큰 병원으로 옮기라고 했고 시내에 있는 병원의 응급실로 부랴부랴 옮겨 우선 폐의 물부터 뺐습니다. 3.8리터나 되는 물이 폐에서 나왔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 간혹 주위 사람이 폐에 물이 차서 병원에 입원하는 것을 보았지만 이렇게 많은 물이 찬 것은 처음 보았습니다.   어쨌거나 한숨을 돌리고 병원 측에서는 폐에 물이 찬 원인을 알아내야 한다며 각종 검사를 시작했는데 머리부터 폐, 심장, 간, 위장, 대장까지 그야말로 샅샅이 검사를 했지만 원인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폐에 찬 물을 분석한 결과 암세포가 발견되었다더군요). 결국 부인과와 암 전문의가 와서 검진한 결과 자궁 부위에서 양성 반응을 발견했고 수술을 해야 정확한 결과를 알 수 있다고 해서 긴급 수술을 하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두세 시간이면 수술이 끝날 것이라고 해서 기다렸지만 다섯 시간이 지나도 수술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여섯 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의사가 나왔는데 아내가 난소암 말기라고 했습니다. 이미 암이 많이 퍼져서 자궁과 난소를 절제했고 방광과 복부에 퍼진 암을 최대한 제거했다고, 하지만 나이와 병력 등을 감안할 때 빠른 시간 내로 약물치료를 하면 회복 가능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입에서 ‘하나님’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지금까지 아파서 병원 한 번 가본 적이 없는 아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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