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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 하나님의 섭리에 순응하며 살기를 바라며

이승은 | 서울   “봄, 여름, 가을, 겨울, 두루 사시(四時)를 두고 자연이 우리에게 내리는 혜택에는 제한이 없다. 그러나 그중에도 그 혜택을 풍성히 아낌없이 내리는 시절은 봄과 여름이요, 그중에도 그 혜택을 가장 아름답게 나타내는 것은 봄, 봄 가운데도 만산(萬山)에 녹엽(綠葉)이 싹트는 이 때일 것이다.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보고 먼 산을 바라보라.   어린애의 웃음같이 깨끗하고 명랑한 5월의 하늘, 나날이 푸르러 가는 이 산 저 산, 나날이 새로운 경이를 가져오는 이 언덕 저 언덕, 그리고 하늘을 달리고 녹음을 스쳐 오는 맑고 향기로운 바람 - 우리가 비록 빈한하여 가진 것이 없다 할지라도, 우리는 이러한 때 모든 것을 가진 듯하고, 우리의 마음이 비록 가난하여 바라는 바, 기대하는 바가 없다 할지라도, 하늘을 달리어 녹음을 스쳐 오는 바람은 다음 순간에라도 곧 모든 것을 가져올 듯하지 아니한가?”  - 신록예찬 | 이양하     함박웃음 같던 벚꽃이 봄비에 우수수 떨어지고 어느새 연녹색 잎사귀가 돋아 오르고 있습니다. 진초록빛의 여름 나무가 되기 전의, 마치 아기 살결처럼 연약해 보이는 연한 녹색 빛입니다.     항상 이맘 때 즈음이면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서 처음 읽었던 수필 ‘신록예찬’이 생각납니다. 사십 명이 조금 넘는 여고생으로 가득 찬 작은 교실 안에서 함께 읽고 배웠던 수필이었지요. 아마도 바로 그 날 국어선생님께서 남편과의 사랑 이야기를 들려주셨던 것 같습니다. 혼자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독서중인 모습에 남편이 반하게 되어 사랑이 시작되었다는 이야기였는데, 햇살에 부서졌다던 그 맑은 계곡물과 시원한 감촉, 그리고 선생님이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 맞은 편에서 그윽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었다던 남자의 시선.... 우리들 모두는 실제로 본 것처럼 생생하게 전달되는 이야기에 ‘워우~’, ‘이야~’ 하며 얼마나 감탄사를 퍼부었던지요. 더군다나 사랑 이야기의 남자 주인공이 바로 같은 학교 체육선생님이었으니 말입니다.   교복 치마를 복숭아 뼈까지 최대한 길게 내려 입고 자전거에 올라 팔랑거리며 돌아다니던 순수했던 그 시절.... 이렇게 추억을 하나둘씩 떠올리다 보면 무척이나 그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져 눈물이 핑 돌기도 합니다. 바야흐로 ‘만산에 녹엽이 싹트는 이때’에 말입니다.   타임머신에서 잠시 내려 다시 2008년, 징글징글한 우리 시대로 돌아왔습니다. 인터넷 뉴스 면을 훑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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