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l 축소

<2008.04> 우연이라고 하기엔 정말 우연한

정철욱 | 광주 2007년 추석이 되기 보름 전, 누나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버지의 전화번호를 물어온다. 부모님이 이혼하신 후로 누나는 아버지와 연락을 끊고 살았다. 이번 추석에 아버지에게 7개월 전에 태어난 내 조카 민서와 함께 인사를 올리러 간다고 한다. 얼마 전부터 내게 아버지는 뭐하고 사시냐고 묻더니, 누나도 이제 가슴 속 응어리를 풀려나보다. 자식을 낳아야 부모 마음을 안다더니 누나도 그런 마음이 들었던 것일까? 아버지와 계속 연락을 하고 만나서 가끔 밥 한 끼 하던 내가 아버지와 누나 사이의 유일한 연락망이었고, 나는 간접적으로나마 아버지에게 이 소식을 전해드렸다. 이번 추석에는 누나가 직접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13년 만에 다시 얼굴을 마주보며 식사를 하게 되었다. 아버지와 누나에겐 정말 잊지 못할 명절이 아니었을까.     내가 어렸을 때 우리 집은 꽤 부유하게 살았고 가정적이고 다정다감하신 아버지와 손재주 있으시고 부지런한 어머니, 날 많이 아껴주던 누나가 있어 어느 가정 못지않게 행복했다. 하지만 어린 내가 모르는 사이 부모님의 갈등은 깊어져만 갔고 내가 중학교 2학년이 되던 해 결국 부모님은 이혼을 하셨다. 부모님이 이혼을 하시고 누나와 나는 어머님 품에서 자라게 되었고 아버지는 홀로 사시게 되었다. 내가 대학생이 되어서야 아버지와 다시 연락을 주고받게 되었는데 그 때 아버지는 여러 번 사업에 실패하시고 난 뒤 고물상을 하시며 좌절하지 않고 부지런히 살고 계셨다.   하루 벌어 생계를 유지하던 아버지는 부족한 돈
정회원으로 가입하시면 전체기사와 사진(동영상)을 보실수 있습니다.

이전화면맨위로

확대 l 축소



* 온라인 쇼핑몰

글소리 PDF 웹북 펼쳐보기


* PC 버전 홈페이지 전환



Copyright (c) 2025 (주)많은물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