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주신 것같이 너희 형제에게도 안식을 주시리니 그들도 요단 저편에서 너희 하나님 여호와의 주시는 땅을 얻어 기업을 삼기에 이르거든 너희는 각기 내가 준 기업으로 돌아갈 것이니라” (신명기 3:20)
1편 요단강을 건너서
5장
마크와 키티가 바에 걸터앉자, 웨이터가 음료를 가지고 왔다. 두 사람은 서로 잔을 부딪쳤다.
“키티를 위하여! 어디에 있든지.” 마크가 말했다.
“그래, 이제 여기를 떠나 어디로 갈 거요?”
키티는 어깨를 으쓱했다.
“잘 모르겠어요, 마크. 유럽 전역의 UN 기관에서 일하자는 제안을 여러 번 받기는 했지만 아직….”
“훌륭한 전쟁이오. 아주 많은 고아들을 만들어 냈으니.” 마크가 말했다.
“사실… 바로 어제 여기 키프로스에서 머물 수 있는 좋은 제안을 받았어요.”
“키프로스에?”
“파마구스타 주위에 수용소 몇 곳이 있어요. 어떻게 알았는지 한 미국 여자가 저한테 연락을 해왔어요. 라나카 도로에 수용소를 하나 더 짓는데 저보고 거기 일을 맡아 하래요.”
마크는 눈살을 찌푸렸다.
“파마구스타에서 그 여자를 만나느라고 공항에 나가지 못했어요.”
“그래서 뭐라고 말했소?”
“거절했지요. 그곳은 유대인 수용소예요. 유대인 아이들도 다른 애들처럼 똑같이 귀엽다고 생각하지만, 그 수용소는 지독히 복잡한 정치적 문제들과 관련되어 있는 것 같아요. 그들이 UN의 관리하에 있는 것도 아니고.”
마크는 생각에 잠겨 조용해졌다. 키티는 장난스럽게 윙크하고 그의 코 아래에서 손가락을 흔들었다.
“그렇게 너무 심각해 하지 말아요. 내가 당신을 만나러 공항에 나가지 못한 또 다른 이유가 있는데 알고 싶어요?”
“키티, 술이 좀 취했군.”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마크, 난 내 남자친구를 배웅해 주기 위해서 파마구스타에 갔는걸요. 한 남자가 배로 떠나는 동안 또 다른 남자는 비행기에서 내렸어요.”
“당신이 말을 꺼냈으니…. 키프로스로 같이 온 사내는 누구요?”
“궁금하지요?”
“그렇소.”
“영국 육군의 하워드 힐링스 대령이에요. 그야말로 예의가 바른 사람이지요.”
“그 사람을 어디서 만났소?”
“살로니카에서요. 그 지역의 영국 사절단을 책임지고 있었어요. 내가 살로니카에 있는 고아원을 인계받았을 때 모든 것이 부족했어요. 침대며 약이며 음식, 담요, 모든 것이요. 어떻게 해서 그에게 가게 됐는데, 그는 두말 않고 많은 물품들을 원조해 주었어요. 그리고 우리는 곧 친구가 되었어요.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계속해 봐요, 키티. 이야기가 대단히 흥미로워지는데.”
키티는 이죽거리고 있는 마크를 한동안 바라보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못할 것도 없지요. 그는 몇 주 전에 팔레스타인으로 가라는 전근 통지를 받고 나한테 말하더군요. 같이 휴가를 보낼 수 있느냐고 말예요.”
“힐링스 부인이 될 가능성은?”
키티는 머리를 가로저었다.
“난 그 사람을 정말 좋아해요. 그는 청혼할 장소를 찾느라 키프로스로 나를 데려 온 거예요.”
“그런데?”
“난 톰을 사랑했어요. 다시는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없을 거예요.”
“키티, 당신은 이제 스물여덟 살이오. 일에서 물러서서 안정을 취하기 좋은 나이지.”
“불평하는 건 아니에요. 당신도 팔레스타인으로 갈 계획이지요? 여기는 팔레스타인으로 떠나는 장교들이 많이 있어요.”
“키티, 곧 전쟁이 있을 거요.”
“왜요? 이해할 수 없어요.”
“어떤 사람들이 팔레스타인에 2천 년 동안 죽어있던 한 나라를 부활시키려 하고 있소. 불가능한 일을 그들은 결국 해내고 말 것이오. 당신이 싫어하는 그 유대인들이 말이오.”
“유대인들을 싫어한다고는 말하지 않았어요.”
키티가 반박했다.
“잘 들어요, 키티. 키프로스에 와 있는 동안 어떤 이상한 것을 보거나 듣지 못했소?”
키티는 입술을 지그시 깨물고 생각하다가 한숨을 내뱉었다.
“난민 수용소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어요. 수용소 인원이 너무 많아 그들을 수용할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고 또 수용소 조건 또한 열악하다고 하던데. 그런데 그런 걸 왜 묻지요?”
“잘 모르겠소. 단지 키프로스에 무언가 매우 커다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할까.”
“당신 직업 때문에 드는 생각일 거예요.”
“아니,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는 듯 하오. 혹시 당신 프레드 칼드웰이란 소령을 알고 있소? 서덜랜드 준장의 부관인데.”
“총독 관저에서 본 적이 있어요. 정말 끔찍하게 따분한 사람이지요.”
“그 사람이 당신 오기 전에 내 방에 왔는데 뭔가 불안해하는 기색이 보였소. 꼭 집어서 말할 수는 없지만, 저 난민수용소와 연관이 있다는 것은 장담할 수 있소. 혹시 당신이 그 수용소에서 몇 주 동안만 날 위해 일해 줄 수는 없소?”
“기꺼이! 당신이 바란다면.”
“아, 집어치웁시다.”
마크가 손사래를 쳤다.
“당신 말이 맞소. 난 직업상 괜한 주책을 부리고 의심을 하게 된다니까. 잊어버려요. 술이나 한 잔씩 더 합시다.”
6장
다비드 벤 아미는 아리 벤 카난이 젖은 옷을 갈아입는 동안 초조하게 기다렸다. 그의 옆에는 키프로스 사람 만드리아도 있었다. 만드리아는 지역에서 내로라 할 만한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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