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화숙 | 독일
올해 한국의 여름이 유난히 더울 것이라고 해서 어떻게 하면 이 더위를 잘 지낼지 궁리했던 것이 어제만 같은데, 먼 이국 타향 독일 땅에도 가을이 찾아와 그 푸르던 나무의 잎새들이 거의 다 떨어져서 하얀 겨울이 오면 버티어 보려고 꿋꿋이 서 있는 것 같구나.
경훈아!
네 이름을 조용히 불러본다. 그런데, 가까이 있을 것 같은데 또한 멀리 있는 것 같구나. 내가 스무 살에 독일에 왔을 때 너는 초등학교 1학년 정도 되었던가. 사실 우린 남매라고 하지만 한 집안에서 서로 뒹굴며 싸우며 사귄 시절이 전혀 없는 셈이지. 왜냐하면 네가 아주 어렸을 때에 난 벌써 독일에 왔었으니까. 그리고 내가 해마다 한국에 갔을 때에 잠깐 너를 보는 것이 지금까지 우리의 사귐의 고작이었다고 할까. 이렇게 우린 각자의 삶을 살면서 그래도 혈육이라고 은은히 사랑하는 마음은 있었지.
경훈아, 내가 독일에 처음 왔을 때는 어린 나이에 어떤 모험심으로 왔었는데 이곳의 언어와 문화와 풍습에 적응해 보려고 안간힘을 쓴 세월을 보내면서, 나는 너무 큰 외로움과 공포 속에서 울음도 나오지 않게 공허했고 뻥 뚫린 가슴을 메워 보려고 한없이 발버둥쳤단다. 마치 지금 거리에 나뒹구는 낙엽같이 갈 곳 없는 내 마음은 너무 불행했었어. 아무도 내 곁에 없는 것처럼 철저히 외로운 나그네였지. 그 멍든 파란 가슴에는 희망의 길이 전혀 없는 것 같아서 나는 죽으려고 했었고, 시도까지 했었지.
그러한 불행이 계속되던 어느 날 한 소녀를 통해서 이 복음을 알게 되었고, 생소한 세미나에 참석해서 성경 공부를 하다가 나는 내 생애 최고의 값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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