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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 주 나의 죄 다 씻은 날

김홍식 | 미국, 내과 정신과 전문의       심리학을 공부하며 싹튼 기독교에 대한 의문들     저는 소위 모태교인으로 1973년 미국으로 이민 오기 전까지는 단 한 번도 하나님의 존재나 성경이 사실인가에 대해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었습니다.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죽은 후에 천국에 가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며 열심히 교회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신과를 전공하면서부터 기독교에서 행해지고 있는 여러 가지 모순점들이 하나씩 눈에 보이기 시작했고 기독교에 대한 회의가 싹트기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신’이라고 하는 것은 불안, 공포 같은 정신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방책으로 ‘절대자’의 존재 설정이 필요하여 인간이 만들어낸 작품이라는 심리학의 이론은 아무 거부감 없이 인정하면서도, 다른 모든 종교들은 그렇게 해서 생겨난 것이지만 기독교는 예외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정신과를 더 깊이 공부할수록, 또 교회들에서 행해지고 있는 모순된 행태들을 볼수록 기독교도 그러한 종교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서서히 자라고 있었습니다.     시골 할머니가 새벽마다 찬물을 떠 놓고 뒷마당에서 자식을 위해 두 손 부비며 비는 것은 ‘미신’이라 하여 경멸의 대상이 되고, 도시 할머니가 새벽마다 교회에서 자식을 위해 두 손 모으고 기도하는 것은 ‘참 종교’라 하여 존경의 대상이 됩니다. 빌고 있는 모습이나 그들의 교육 정도 등의 외형적인 차이만 있을 뿐 심리 상태에는 조금도 차이가 없는데 왜 그렇게 되었을까 그 이유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세상 모든 다른 면에서와 마찬가지로 힘이 강한 쪽은 진리로 군림하고 약한 쪽은 밀리는, 힘의 원리로밖에 설명이 되지 않았습니다.     ‘믿습니다, 믿습니다’ 하고 크게 소리 지르며 기도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때면 체면이나 창피를 초월한 큰 믿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알 수 있었던 것은 믿는다는 것을 강조하면 할수록 사실은 마음에서는 믿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전쟁 통에 잃어버린 다섯 살짜리 아들을 십 년 만에 그 어머니가 찾아내 같이 살고 있습니다. 그 아들이 자신을 만날 때마다 ‘어머니, 당신이 내 어머니인 것을 믿습니다, 확실히 믿습니다.’ 라며 믿는다는 것을 거듭 강조한다면 심리학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는 무식한 시골 여인이라 할지라도 ‘아, 이 애가 나를 어머니로 믿지 못하고 있구나’ 하고 걱정할 수밖에 없는 간단한 현상을 기독교계에서는 모르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어느 날 교회에서 통성 기도를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우연히 눈을 뜨고 교인들이 하나님을 부르짖으며 열심히 기도하며 인상 찌푸리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 하나님이 정말로 존재할까 에서부터 시작하여 있다면 어디에 있으며 또 어떻게 생겼을까 하는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이 세상에서 하나님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에 기도하는 저 사람들이 다 각기 자기 상상으로 만든 모습을 머리에 떠올리며 그를 찾으려고 안간힘 쓰고 있음을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초등 교육도 받지 못한 시골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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