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린 헌팅턴 | EMG 편집책임인
차 문화를 모르고서는 영국 문화를 논할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를테면, “Pu’ ke’l on ma” 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이 말은 저 멀리 있는 아프리카나 크메르족 사이에서나 쓸 법한 방언이 아니라, 바로 영국의 일부 지역에서 사용하는 말입니다. 영국의 평범한 가정에서 차를 끓여달라고 어머니에게 부탁할 때 흔히 쓰는 말로, 좀 더 정확히 말하면, “Put the kettle on ma(차를 끓여 주세요)” 입니다. 이 문장에 지역 억양이 들어가고 변형된 결과 위와 같은 표현이 생겨나게 된 것입니다.
또한, ‘A cup of tea(차 한 잔)’ 라는 말보다 더 흔히 쓰이는 것으로 ‘A nice cup of tea(기분 좋은 차 한 잔)’라는 말도 있습니다. 이 말은 억양이 강한 어느 지방에서나 들어볼 법한 말이 아니라 영국의 어느 집, 어느 플랫(참고로 영국에서는 ‘아파트’라는 말 대신 ‘플랫’이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합니다), 어느 장소를 가든 쉽게 들을 수 있는 말입니다.
영국에서 차는 어디를 가든지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김치와 일맥상통합니다. 아이들조차도 어른이 마시는 차보다 조금 묽게 타서 마십니다. 그래서 유치원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에 이런 가사가 있을 정도입니다.
폴리가 차를 따르네, 폴리가 차를 따르네.폴리가 차를 따르네, 우리 모두 차를 마시네.
영국 사람들은 어떤 일이 복잡하게 얽히거나 골치 아픈 문제가 생길 때 ‘A nice cup of tea(기분을 좋게 하는 차를 한 잔 마시자)’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차를 마심으로써 복잡한 마음을 달래고 문제의 실마리를 찾아가 보자는 것이겠지요.
영국은 예나 지금이나 ‘차의 나라’로 명성이 높지만, 몇몇 아시아권 국가에 비하면 그 도입이 시기적으로 한발 늦은 편입니다. 영국 연안에 최초로 차가 들어온 때는 17세기, 즉 올리버 크롬웰이 섭정하던 시대였습니다. 당시 차를 들여온 이들은 무엇보다 차의 의학적 효능을 강조하면서 장래 고객이 될 영국 청교도들에게 다가가려 노력했습니다. 런던의 한 신문사는 다음과 같이 광고 문구를 게재하기도 했습니다. ‘의사들도 효능을 인정한 중국인의 신비스러운 음료, 중국에서는 ‘차(Tcha)’라 불리고, 다른 나라에서는 ‘테(Tay), 일명 티(Tea)’라고 불리는 훌륭한 음료’
그러나 영국 청교도인들은 쉽사리 넘어오지 않았습니다. 그 후 찰스 2세의 왕정복고 시대가 왔을 때에야 차 마시는 문화가 유행처럼 번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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