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 | <글소리> 연구위원
사이비 이단 연구가 정동섭 씨를 셰익스피어가 창안해 낸 초인적인 선동가, 이아고에 빗대려 하니 그를 너무 격상시키는 것 같아 씁쓸하다. 그러나 파리를 잡을 때 손을 더럽히지 않기 위해 향내 나는 고급 화장지를 쓰듯, 독자들의 고상한 인격을 손상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연극적 인물 이아고라는 렌즈를 통해 정동섭이라는 이간질 전문가를 들여다보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이아고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오셀로>의 주인공이다. 그는 자신이 섬기던 장군 오셀로가 자신을 부관으로 승진시키지 않고 기수로 쓰자 앙심을 품고 오셀로와 부관 캐시오를 구렁텅이에 빠트릴 음모를 꾸민다. 부관 캐시오를 엉뚱한 다툼에 휘말리게 해 오셀로의 신임을 잃게 한 뒤 캐시오에게는 오셀로의 부인 데스데모나에게 접근해 복직을 부탁하도록 한다. 그리고 오셀로에게는 부관 캐시오와 데스데모나가 혼외정사를 즐기는 사이일지도 모른다는 거짓 정보를 슬그머니 흘린다. 그는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면서 오셀로의 신뢰를 얻는 수법을 사용한다.
“저는 남의 약
정회원으로 가입하시면 전체기사와 사진(동영상)을 보실수 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