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말, 전국의 중고등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 모임에서 학생들은 인터넷 화상 화면을 통해 미국에 있는 유혁기 강사에게 평소 궁금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묻고 대답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글소리에서는 학생들의 질문들을 간추려 요약해 수록한다.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된 유혁기 강사의 이야기는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한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전공을 선택하고 직업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요?
저는 먼저 신앙만 가지고 직업을 선택하는 것은 좀 생각해 볼 일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젊은 시절에 구원받은 우리의 부모님들은 믿음을 지켜 오시면서 그야말로 형제자매들과 함께하는 것 한 가지만 보고 지금까지 달려오셨습니다. 저는 그것이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마음속에 가져야 할 자세인 것은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의 상황은 그때와 다릅니다. 물론 구원받은 형제자매로서의 마음은 같을 것입니다. 교제를 향한 마음이나 예수님의 몸 된 교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마음은 나이를 불문하고 항상 같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일을 해나가고, 우리의 교제의 터전을 지켜나가는 데에 있어서는 신앙이 핑계가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멀리 내다보면, 젊은 사람들은 앞으로 가야 할 길이 훨씬 더 깁니다. 당장은 어떤 열심으로 직업을 택하고 그 일을 하면서 살겠다는 마음으로 일을 시작하지만 살다 보면 그 생각을 지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와 몇 년 동안 함께 일한 형제들을 보면, 어려움에 부딪혀서 방황을 할 때도 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또 살다 보면 자기가 선택한 길이 정말 맞는 길인가 하는 의문이 마음속에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런데 만약 그런 일이 내게 일어난다면 얼마나 내가 불행할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아야 합니다.
먼 훗날 되돌아보았을 때, 내가 형제자매들과 함께하며 걸은 길이 앞으로도 살아가면서 전혀 후회하지 않을 길이라야 합니다. 오늘 산 하루가 나의 나머지 생애를 옳은 길로 인도해 주는 하루가 되어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 모든 것에서 좌절하게 될 때, ‘내가 이 교제 가운데 함께하는 마음 하나만으로 살아왔는데 나에게 돌아오는 것이 이것뿐인가’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직업을 정할 때는 조금 자기중심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같은 직장이라 할지라도 남이 권해서 들어간 것과, 남이 권유하기는 했지만 내 마음에서 받아들여질 때까지 준비하고 어떤 일을 해도 후회가 없겠다는 판단이 섰을 때 들어가는 것과는 굉장히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직업을 선택하는 데 있어 우선은 그러한 마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할 것입니다.
성경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과거에 전도 테이프도 수십 번 보았고, 전도집회에도 많이 참석했지만 구원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로마서 10장에 “사람이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르느니라” (10절) 는 말씀을 통해 성경에 나타나 있는 ‘내 죄 사함’에 대한 것을 내 입으로 말할 수 있게 도와 주시는 하나님이 성경 속에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 후로는 제가 받은 구원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그런데 다른 이야기를 하라고 하면 잘 못합니다. 그런 시절이 꽤 지났습니다. 이제 설교한 지 7년째 접어드는데, 설교하기 싫을 때 저는 제일 먼저 십 수 년 전의 일을 떠올리며 제 간증을 합니다. 그러면서 제가 알고 있는 성경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럴 때면 여러 생각이 머릿속에서 교차하는데, 저는 복음을 아주 잘 아는 상태였지만 깨지지 않고 있다가 한 말씀에 사로잡혔고, 그 과정에서 내 입으로 간증하고 내 입을 통해 소개되는 하나님에 대해 굉장히 감사드린 적이 있기 때문에, 설교를 하게 된 것도 우연은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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