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소식채미희 | 논산
학창시절 나의 꿈은 외교관이었다. 학과목 중에 영어가 제일 재미있었고 쉬웠다. 하지만 대학을 유아교육과로 지원하여 다니면서 그 꿈을 접었고, 유치원의 교사로 일하게 되었다.
나는 두 아들(중 2, 중 3)이 자라서 어떤 직업을 가지든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선교 사업에 동참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전화 영어를 신청해서 공부하도록 했다. 그때 나도 함께 신청해서 공부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이번 겨울 필리핀 영어 캠프에 두 아들을 보냈고, 나 역시 캠프에 참석하는 아이들의 식사와 의약품 담당으로,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57명의 아이들과 세 명의 직원, 그리고 일곱 명의 대학생들과 함께 필리핀으로 갔다.
우리가 간 곳은 마닐라에서 3시간 떨어진 아주 아름답고 공기 좋은 섬이었다. 필리핀 현지 사람이 운영하는 칼리라야(Caliraya)의 리-크리에이션 센터에서 지냈는데, 72개의 방과 수영장, 세미나실, 실외 체육시설, 보트 등을 갖추고 있었고 백 명 이상의 필리핀 종업원들이 일하는 곳이었다. 대부분의 필리핀 사람들은 몇 명을 제외하고는 영어를 잘 하지 못했다.
아이들은 한 방에서 세 명씩 지냈는데, 나는 부엌에서 나를 도울 대학생 윤나라 양과 함께 방을 사용했다. 나를 포함해서 총 68명의 식사를 책임져야 한다는 강한 책임의식과 중압감은 나를 바짝 긴장케 했다. 물론 주방의 필리핀 사람들이 훌륭한 양식을 차려냈지만, 하루 중 두 끼는 나라와 내가 한식 반찬이나 국을 만들어야 했다.
우리가 머물던 곳은 인터넷도 되지 않는데다가 TV 시청도 어려웠고, 한국과의 전화 연락도 자유롭지 못했다. 그런데 전화위복이랄까? 인터넷이나 TV가 없다 보니 아이들이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요즈음 아이들에게는 옆 사람에게 관심을 갖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몇 명의 아이들이 모이면 인터넷 게임이나 TV 이야기를 하기 일쑤지만, 캠프장에서는 교회 이야기, 본인의 신상 이야기 등을 나누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나라가 “자매님, 토니에게 복음을 전하고 싶어요.” 라고 이야기했다. 토니는 주방 책임자다. 나는 서둘지 말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지켜보자고 했다. 우리에게 복음을 전하자는 목적이 생겼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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