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권 | 멕시코
저는 꽤 오랜 시간 동안 제 자신을 속이고 살아왔습니다. 혹시나 내가 믿고 있는 이것이 구원이 아니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되었지만, 이런 걱정을 누군가에게 드러내는 것이 두렵고 부끄러웠습니다. 자존심이 강한 편이라서 겉으로는 괜찮은 척했지만, 의심이 일어날 때면 전도집회에 참석했고 그러면 마음이 평안해졌습니다. 사실 1999년에 구원받았다고 했지만 간증 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했고, 삶의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구원에 대해 자신감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랬기에 모이는 자리가 불편했고 누군가가 말을 걸어오면 두려웠습니다. 대답을 제대로 못하는 것이 부끄러웠기 때문에 모이는 자리를 피하게 되었고, 전도집회나 성경탐구모임만 참석했습니다.
그러다가 멕시코에 가게 되었습니다. 사실 어떤 계획을 가지고 간 것은 아니지만 가서 많은 것을 배우고 듣고 돌아왔습니다. 평소에는 먼저 구원받으신 어른들과 가깝게 대화를 나누거나 그분들의 간증을 듣는 일이 쉽지 않은데 해외에서 열리는 전도집회에서는 그런 일들이 매우 자연스러웠습니다. 그때 그분들과 함께하면서 마음이 즐거웠고, 청년으로서 무엇이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멕시코로 가게 되었습니다.
멕시코로 들어와 지내면서 처음에는 무척 기뻤습니다. 그동안 중심 없는 삶을 살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렇게 지내다가 1년쯤 지나 제가 구원받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분명히 누가복음 1장 77절 말씀에 ‘죄 사함으로 말미암는 구원’이라고 하셨는데 돌이켜 생각해 보니 제게는 지옥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이사야 44장 22절 말씀에서 해결되었다고 생각했지만 죄 사함이 빠져 있었습니다. 내가 구원받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몇 번 했었지만, 구원받지 않았다고 결론을 내리는 것은 참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사실이었습니다. 구원받지 못한 채 인생을 마감하면 지옥을 간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너무나 무서웠고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런 마음 상태에서는 성경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말씀 또한 집중해서 들을 수 없었습니다. 그때가 2011년 7월이었습니다. 한국 성경탐구모임이 얼마 남지 않은 시기였는데 비행기를 타는 것 조차 겁이 났습니다. 지금 죽으면 확실히 지옥으로 갈 테니 비행기를 타는 것이 겁이 난 것입니다. 마침 비행기도 저 혼자만 다른 비행기를 배정받았습니다. 그래서 필사적으로 형제자매들과 같은 일정으로 바꾸었고 그렇게 한국에 도착했습니다.
성경탐구모임 장소에 도착하자 무엇부터 해야 될지 머릿속이 혼란스러웠습니다. 내가 구원받지 않았다는 사실이 자신감마저도 사라지게 했고 사람들과 마주치면 구원에 대해서 물어볼까봐 사람들을 피해 다녔습니다. 성경탐구모임 기간 중 오후 말씀 전에 해외 형제자매들을 소개하며 찬송을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멕시코 차례가 되었을 때 저는 몰래 빠졌습니다. 마음에 어둠이 와서 찬송가도 부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성경탐구모임이 끝난 후 집에 도착해서 어머니를 오랜만에 뵈었는데 반가움보다 이 사실을 알게 될 어머니를 생각하니 눈물이 났습니다. 걱정하실까봐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고 하다가 사실대로 말씀을 드렸습니다. 한없이 눈물이 나왔습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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