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 김 | 미국
성도를 돌아보는 마음
문득 1979년, 요한복음 강해를 들을 때 있었던 일이 기억난다. 그날 설교 단상에 올라선 강연자의 서두는 심상치가 않았다.
“지난 주 설교 중에 어느 자매가 치마를 입고서 단정치 못한 자세로 앉아 있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그런 자매가 아니었기에 설교 시간 동안 내내 신경이 쓰였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기가 막힐 정도로 집안에 큰 문제가 생기는 바람에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었는지 정신이 잠깐 나갔었던 모양입니다.”
강연자의 목소리는 점점 높아졌다.
“옆에 있는 성도가 어떻게 사는지도 모르면서 일요일에 교회에 와서 찬송을 부르는 것이 신앙 생활의 전부가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이 어떻게 살기에 생활 따로, 찬송 따로입니까.”
그날 강연자는 화를 냈기 때문에 기도를 못 하겠다면서 그냥 단상을 내려가셨다. 이 일은 나의 뇌리 속에 깊게 각인되었다. 그 설교를 들은 때부터 나는 찬송가 한 구절 한 구절을 따지며 나 자신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도대체 내가 제대로 부를 수 있는 찬송가가 하나도 없는 것 같았다. 어떤 찬송가는 1절, 2절, 4절은 부르겠는데 3절은 부를 수가 없어서 ‘나보고 어떻게 하란 말씀이십니까’ 하고 은근히 하나님께 따지기도 했다.
성도들이 함께 모여 찬송을 하면 괜히 들뜨던 기분도 이제는 조용한 기도로 바뀌었다.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한 찬송가인 “사랑하는 주님 앞에”는 내 평생에 부르지 못하다가 하나님 앞에 갈 것만 같아서 성경탐구모임 때나 집회 때 성찬식을 할 때면 조용히 천장을 보면서 기도를 드리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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