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춘옥 | 필리핀
주님과 함께하는 생활
저는 필리핀에 와서 남편 정 형제와 참 많이 싸웠습니다. 필리핀 사람들이 모임집에 찾아와서 계속 무언가를 달라고만 하니까 언제까지 그들의 요구를 다 들어주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처음에는 돈도 요구하고 식사도 요구하고, 그런 일들의 반복이었습니다. 이 사람들이 육신의 양식을 위해 오는 것인지, 하나님의 말씀을 알기 위해 오는 것인지 분별이 안될 정도였습니다. 이 필리핀에 세워놓은 모든 것이 형제자매들의 헌금에서 나온 것인데, 필리핀 사람들은 그것을 감사할 줄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심지어는 자신들이 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싸움을 많이 한 것입니다. 언제까지 이렇게 해야 하는지, 달라고만 하는 사람들을 제재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외형적인 모습만 보고 ‘저 사람들이 왜 저럴까?’ 하는 생각을 했던 것인데, 남편은 그들과 말이 통하니까 그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를 다 듣다 보니 그들의 행동을 이해했던 것입니다. 직접 그들의 사정을 들어보면 너무나 딱하다는 것입니다. 많이 요구해야 우리나라 돈으로 따지면 2만 원 정도인 2천 페소인데, 이 한 사람으로 인해서 후에 어떤 사람이 몇 명이나 구원받을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이들의 요구를 들어 주지 않으면, 그것에 상처받고 그로 인해 그 뒷사람들까지 구원받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남편은 그런 요구들을 웬만하면 거절하지 않고 도와주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일들을 통해서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변하는 모습을 보게 된 것입니다. 돈을 받아갔던 구원받은 사람들이 복음을 전하려고 모임집에 다른 사람들을 데리고 오는 일들이 생겼습니다. 또 요한복음 강해를 듣는데 그 모습이 참으로 진지합니다. 저는 요한복음 강해 속의 절름발이나 과부, 소경처럼 어렵고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예수님 당시의 그 모습을 이 필리핀 사람들을 통해서 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곤 했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홀아비, 과부, 고아, 절름발이 등 전부 어려운 사람들투성이입니다. 그렇게 가진 것 없이 사는 사람들이 요한복음 강해를 들으면서 거기 나오는 어려운 사람들을 자기 자신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말씀을 굉장히 진지하게 듣는 것입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 몇 십 년을 하나님과 동행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며 산 우리와, 구원받은 지 채 몇 달 안 되어서 말씀을 듣는 이 필리핀 사람들이 느끼는 그 감사함은 같은 것이구나 하는 것을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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